최 청장은 24일 유 전 회장과 관련한 검찰의 부실 수사에 책임을 지고 대검에 사표를 제출했다.
김진태 검찰총장에게는 하루 전날 전화를 걸어 미리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연차 게이트, 최시중 금품수수사건 , 이상득 차명계좌 불법자금 수수사건, 박영준 불법사찰사건 등 굵직한 권력유착 사건을 도맡아 'TK 특수통'의 대표주자로 불렸던 그가 유병언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난관에 무릎을 꿇었다.
최 청장에게 있어서 사표 제출은 이번이 첫 경험은 아니다.
지난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중수부 폐지 반대를 주장하며 당시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각을 세우던 중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한 전 총장은 최 청장에 대한 감찰착수를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하는 등 자신에게 반기를 든 부하에게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했지만, 최 청장은 물러서지 않고 후배 검사들과 함께 총장 퇴진 요구로 맞불을 지폈다.
한상대 전 총장이 물러나고 최 청장의 사표가 반려되면서 혼란은 일단락됐지만 철저한 상명하복 조직인 검찰에서 '검란의 핵심인물'이란 꼬리표는 최 청장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을 미쳤다.
지난해 검찰인사에서는 서울중앙지검장 등 유력한 고검장급 승진 대상자라는 세간의 평에도 불구하고 인천지검장으로 발령나는 쓴맛을 보기도 했다.
인천에서 절치부심하던 최 청장에게 '세월호와 유 전 회장 사건'은 권토중래를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는 것이 사건초반 법조계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지난 5월 20일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당사자가 불참하면서 시작된 유병언과의 술래잡기가 2개월동안 계속되면서 '권토중래의 좋은 기회'는 '끝없는 수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유병언의 사체가 40여일간이나 방치됐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지기 시작한 '검찰 책임론'은 지난 5월 25일 순천 별장 수색 당시 내부에 유 전 회장이 숨어 있던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겉잡을 수 없이 번지게 됐다.
이번에는 최 청장의 사표가 수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어서, 유병언 부실수사에 대한 검찰 내부의 '문책 도미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