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레이 대표는 이날 제네바에서 유엔총회의 요청에 따라 작성한 '디지털 시대의 프라이버시 권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히고,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 정보수집 활동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30)을 박해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AP, AF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필레이 대표는 각국 정부들이 민간 콘텐츠와 메타데이터에 접근하기 위해 합법적이거나 비밀스러운 수단 모두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정부들이 디지털 감시를 수월하게 수행하기 위해 민간 분야에 대한 의존을 늘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필레이 대표는 이에 따라 기업들이 인권침해에 연루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는 한편 인터넷 및 통신 업체들에 대해 정부의 요청을 가능한한 좁게 해석하고 정부의 자료 제공 요청에 응하기 전에 법원 명령을 얻을 것을 촉구하면서 고객들에게도 자신들의 데이터가 안전하지 않을 가능성을 고지하도록 요청했다.
필레이 대표는 또 이 같은 형태의 감시가 "예외적인 조치라기 보다는 위험한 습성"이 되고 있음에도 많은 국가들이 감청행위를 감독할 기구를 갖추지 않고 있다"며 각국 정부들은 법률을 통해 디지털 감시가 자의적이고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명백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레이 대표는 또한 "인권 침해를 폭로한 사람들은 보호를 받아야 한다.우리는 그들을 필요로 한다"며 국가의 도·감청 실태에 대한 주목을 끌어낸 스노든은 박해로부터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 출신으로 국제형사재판소(ICC) 법관을 지낸 필레이 대표는 "스노든의 경우 그의 폭로는 우리가 말하는 투명성과 협의의 필요성의 핵심을 건드리고 있다"고 말했으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스노든을 사면해줄 것을 요청하지는 않았다.
이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필레이 대표는 "그가 사면을 받아야 하는지 여부는 말하지 않겠다"면서 "나는 이 같은 형사소송절차를 피할 수 있도록 그를 대신해 매우 중요한 논점을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필리에 대표는 이어 "그에게 공정한 재판이 주어지고 이 같은 모든 요점이 그에게 제기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 문제에 대해 우리의 관심을 끌어낸 것도 그의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스노든은 도·감청 실태를 폭로한 뒤 러시아에서 현재 임시 망명중이며 러시아는 이달말 임시 망명기간이 종료하면 그의 망명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