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비빔밥으로 서울을 평정한 소문(笑門). 손님이 웃으면서 들어오고 그 맛이 입을 타고 널리 널리 퍼진다는 상호부터 한국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식당이다. 서울 광화문점에 이어 반포점을 오픈했고 예약하지 않으면 입구에서 기다릴 만큼 인기가 많다.
특히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국내산 원산지에서 나오는 최상의 음식재료를 쓰는 것은
소문이 장사의 신이 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다.
그렇다면 소문은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장사의 신이 될 수 있었던 걸까? 소문 반포점 정미영 사장과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그 비법을 들어 봤다.
소문은 웃을 소에 문문, 손님이 항상 웃으면서 들어오라는 뜻이다. 오신 분들 모두 즐겁게 식사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그런 뜻을 포함하고 있다.
■ 왜 다들 소문, 소문 하나?
음식의 진정성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 소문에서는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한 재료 그대로의 풍미로 음식을 만든다. 그 진정성 때문에 사람들이 다시 찾지 않나 싶다.
직원에게 맡길 수도 있다. 다들 믿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내가 직접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봐야 안심된다. 음식에 정성을 담고 싶기에 늘 아침엔 노량진 수산시장에 들러서 직접 재료를 고른다. 하루를 그렇게 시작하면 무척 뿌듯하다. 사실 운동도 되고(웃음).
■ 믿는 직원에게 시켜도 되지 않나? 전화 배달도 있고?
물론 직원을 믿지만, 직원들도 할 일이 따로 있기 때문에 아침에 시간적 여유가 되는 내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직접 재료를 고르면서 아침에 생동감도 느끼고 재료를 어떻게 쓸 것인가 판단도 할 수 있다. 이게 식당의 사장으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물론이다. 사장은 물론이고 직원들 역시 재료를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 재료의 원산지, 특징, 특성을 잘 알고 있으면 손님들에게 그 재료로 하는 요리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 다른 한정식집은 꾸미고 치장을 많이 하는데 소문 음식은 투박한 느낌이다. 왜 그런가?
자연 그대로, 재료 그대로의 느낌을 따라가다 보니 투박할 수밖에 없다. 음식에 치장하게 되면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훼손할 수 있다. 그러면 자연스레 음식의 맛과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한정식집보다 투박한 느낌이 들지만, 원재료를 살리는 요리를 한다.
굳이 비유하자면 아기와 같다고 보면 된다. 아기들은 화장하지 않아도 그 얼굴이 더욱 빛나지 않은가? 음식도 순수한 재료 느낌 그대로를 살리면 아기의 얼굴이 빛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손님에게 전달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치장하지 않는 맛. 이게 소문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 주방을 보니 다른 식당보다 더 화목했다. 특별한 비결이 있나?
일단 주방의 권한을 독립적으로 굉장히 존중해주고 있다. 그래서 주방에서 결정한 것을 먹어보고 맛있으면 100% 주방의 권한에 맡긴다. 주방과 쉐프에게 자유로움을 줌으로써 더 좋은 재료와 음식이 나온다고 본다. 그러다 보니 쉐프들의 만족도가 높고 스스로 메뉴를 개발하는 등 발전이 많다.
꼭 말해야 하나?(웃음) 반포점만 놓고 봤을 때 많을 때는 하루에 800만 원 정도 된다. 하지만 워낙 고가의 재료들을 쓰기 때문에 마진율은 낮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적은 곳을 찾아내 입점했다. 거기서 오는 이점을 재료에 투자해서 손님들이 더 좋아하지 않나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소문은 원재료와 진정성, 그 두 가지로 음식을 만든다. 손님들이 오셔서 느낄 수 있는 그런 음식, 바로 그 진정성으로 앞으로도 계속 음식을 만들겠다.
취재를 하는 동안 재료 구입에서부터 조리 과정 전체를 지켜본 푸드 칼럼니스트 김유진 씨는 소문에 대해 '착하다'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그는 "식당 음식 전체가 마치 누구를 현혹하려고 싸구려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것이 아니라 느낌 그대로 차분하다"고 평가하며 소문의 재료와 진정성을 높이 샀다.
◇ 한국형 장사의 신 취재진이 전하는 ‘소문’의 성공 비법
소문의 성공 비법은 전적으로 오너에게 있었다. 첫번재는 식재료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직접 최고급 식재료를 고르는 것이다. 물론 돈을 아끼지 않는다. 두번재는 주방의 권한을 존중하여 단결력과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 두가지가 소문이 단시간에 최고의 식당으로 올라 설 수 있는 비결이었다.
진행 -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
취재 - CBS 스마트뉴스팀 김기현 PD, 박기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