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일본 오사카 사카이시의 이케지리 히데키 시의원은 이날 오후 팰리세이즈파크 공공도서관 앞에 세워진 기림비를 찾았다.
이케지리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희생자수가 20만명으로 추정되는데 대해 "아무런 증거가 없고 사실이 아니다"라며 "왜곡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더러 그런 경우도 있었겠지만 위안부를 강제로 데려간 적은 없다"며 "대부분 자원해 돈을 벌기 위해 간 것"이라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이케지리 의원은 이어 팰팍시 시청사에서 제임스 로툰도 팰팍 시장을 30여분 면담한 자리에서 기림비의 철거를 요구했다.
이케지리 의원은 자신의 입장을 담은 A4용지 한 장 분량의 서한을 로툰도 시장에게 건넸으며, 이 서한을 통해 "나는 위안부 기림비의 철거를 요청하기 위해 미국에 왔다. 미국 지방정부가 기림비를 철거, 모든 어린이들이 차별 없는 평화의 세상에서 살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한에서 미국에 살고 있는 일본계 주민이 한국인들로부터 차별을 당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70년 전의 일로 기림비를 세우는 것과 같은 로비활동은 오늘날의 어린이들에게 이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 사안이며 미국을 포함한 제3국으로 확산되는 것이 양국 관계에 해로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로툰도 시장은 "기림비를 세운 것은 일본을 공격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이는 여성의 인권과 윤리의 문제이고, 다시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후세에 교육시키기 위해 기림비를 도서관 앞에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석한 한국계 제이슨 김 부시장도 "한국에 가서 생존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직접 들어보기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계인 이종철, 크리스 정 팰팍시 시의원도 이 자리에 참석했으며, 특히 이 의원은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보상이나 사과를 먼저 함으로써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팰팍시의 기림비는 현재 미국에 있는 기림비들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2010년 10월 세워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2년 팰팍시에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기림비의 철거를 요구한 바 있으며, 이후 자민당 소속 중의원 4명이 시청을 찾아가 '위안부는 일본 정부나 군대가 아니라 민간업자가 운영했고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망언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