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FC바르셀로나에서 나란히 뛰고있는 브라질의 네이마르(22)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7).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펠레의 뒤를 이을 삼바축구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은 네이마르.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지만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 출전은 처음이다. 메시는 이미 많은 것을 이뤘다. 다만 월드컵 무대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뚜껑을 열자 네이마르는 기대 이상이었고 메시는 역시 메시다웠다.
네이마르와 메시는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각각 4골씩을 넣어 득점 부문 공동 1위에 오른 채 16강 토너먼트를 맞이하게 됐다.
2006년 독일 대회와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총 1골을 넣으며 이름값을 하지 못했던 메시는 F조 조별리그에서 3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
특히 수비에 '올인'한 이란을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에 넣은 결승골은 해결사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된 명장면이었다.
메시는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골을 몰아넣으며 아르헨티나의 3연승을 이끌었다. 나이지리아의 스테판 케시 감독은 "메시는 다른 별에서 왔다. 그는 무언가 다르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네이마르의 활약도 대단했다. 네이마르는 A조 조별리그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동점골과 역전골을 몰아넣어 브라질의 3-1 개막전 승리를 지휘했다. 카메룬과의 경기에서도 2골을 몰아넣고 4-1 승리의 주역이 됐다.
네이마르의 득점 감각은 축구 강국 브라질이 배출한 수많은 스타들 중에서도 눈에 띈다. 네이마르는 이번 대회를 포함한 A매치 52경기에서 35골을 넣어 브라질의 역대 A매치 최다골 순위 6위로 도약했다. 만 22세의 어린 나이에 벌써 호나우지뉴(8위, 33골)와 히바우두(7위, 34골)를 제쳤다.
이 부문 역대 1위는 통산 92경기에서 77골을 넣은 '축구 황제' 펠레다.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하고 있는 두 선수의 득점왕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금부터는 개인의 기량보다 더 중요한 변수가 있다. 바로 팀 성적이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토너먼트 결과에 따라 득점왕 경쟁의 향방이 결정된다.
브라질은 B조 2위를 차지한 칠레와 16강 맞대결을 벌인다. 여기서 승리하면 8강에서 C조를 평정한 콜롬비아와 우루과이의 승자와 8강에서 격돌한다. 모두 남미 팀들이다. 이번 대회에서 눈에 띄는 남미 팀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일정이다.
아르헨티나는 스위스와 8강 진출을 다툰다. 16강을 통과하면 H조 1위와 G조 2위의 승자를 만난다. 현재 벨기에가 H조 1위에 올라있고 G조에서는 독일, 미국, 가나, 포르투갈 중 아직 16강 진출이 결정된 팀이 없다.
이 외에도 나란히 3골을 기록한 로빈 반 페르시와 아르연 로번(이상 네덜란드), 카림 벤제마(프랑스), 토마스 뮐러(독일) 등도 득점왕에게 수여되는 '골든슈'를 놓고 다툴 경쟁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