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IL 시리아·요르단 국경 장악…美 "종파 탈피 리더십"(종합)

이라크 정부 서부지역 국경 통제권 완전히 잃어

이라크 북부를 장악한 후 서부 지역으로 공세를 넓히고 있는 급진 이슬람 수니파 반군이 각각 시리아·요르단과 맞닿은 이라크 국경검문소 소도시 2곳을 추가로 장악했다.

이로써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정부는 서부지역의 국경검문소에 대한 통제권을 모두 잃게 됐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와 연계 수니파 무장세력은 22일(현지시간) 시리아 인접도시 알왈리드, 요르단과 이어지는 투라이빌 등 소도시 2곳을 손에 넣었다고 영국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최근 이틀 동안 시리아 국경검문소가 있는 알카임을 비롯해 루트바, 라와, 아나 등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소도시 4곳도 점령했다.


수니파 반군은 이들 지역을 점령한 후 라와와 아나에서 지역 유력인사 21명을 처형했으며, 루트바에서는 경찰서를 불태우고 무기를 몰수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시리아와 요르단 인근 국경도시가 모두 반군의 손에 들어가면서 ISIL은 무기와 장비 등을 시리아에서 쉽게 들여올 수 있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근동걸프군사연구소의 전문가 시어도어 카라시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ISIL의 물자 이동에 도움이 된다는 점 때문에 이들 지역 장악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부 모술과 시리아 국경 사이 탈아파르의 공항도 반군의 손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탈아파르 공항은 알말리키 정부가 모술 탈환을 시도하기 위해 발판으로 삼으려던 곳이다.

이라크 내 반군의 세력이 서부지역 대부분을 장악하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교전상황이 요르단에까지 퍼지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 CBS방송의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 "ISIL이 이라크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요르단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으로도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ISIL은 더 많은 무기와 자원을 모을 수 있는 시리아 지역의 내전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집트를 방문 중인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집트 샤메 슈크리 신임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지도부가 종파주의적 고려를 초월해야 한다"며 "미국은 이라크 국민이 모든 사람을 대변하는 리더십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정부가 알 말리키 정부를 대체할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지지한다고 시사한 것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하지만, 케리 장관은 "미국은 리비아나 이라크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이라크의 새 정부 구성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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