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로 급속 南進' 이라크 무장단체, 최대정유시설 위협

파죽지세…수도 바그다드에 전력 공급하는 발전소도 장악

이라크 북부지역을 빠르게 장악해가고 있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티크리트 인근 바이지에 있는 이라크 최대 정유시설도 위협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알자지라와 CNN 등은 살레헤딘 주 티크리트를 장악한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수니파 무장단체가 티크리트 인근 바이지에 접근, 일부를 장악했다고 현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지는 앞서 ISIL이 장악한 모술에서 남쪽으로 200㎞가량 떨어진 인구 20만명 규모의 도시로 이라크 최대 정유시설이 있는 지역이다.


바이지의 정유공장은 하루에 30만배럴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한 이라크 전체에 석유를 공급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ISIL 대원들이 10일 밤부터 수십대 차량에 나눠타고 바이지에 들어와 경찰서와 법원 건물에 불을 질렀으며 바이지 정유시설을 지키고 있는 250명의 경비대원이 저항하지 않고 물러나도록 현지 부족장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인근 주요 검문소가 무력화된 상황에서 ISIL 대원들이 아무 저항을 받지 않고 바이지 일부를 장악했다고 전했다.

또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관계자 말을 인용, 바그다드와 키르쿠크,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바이지의 발전소를 ISIL이 손에 넣었다고 전했다.

BBC방송은 그러나 정부군과 경찰 병력이 다시 집결하면서 ISIL이 잠시 바이지 외곽으로 물러나 있다고 보도했다.

CNN도 이라크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지의 정유시설은 아직 정부의 통제하에 있다고 전했다.

ISIL이 북부를 장악하면서 동북부 키르쿠크 유전도 영향을 받게 됐다.

이라크 국영석유회사(NOC)는 전날 성명을 통해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ISIL과 정부군의 교전으로 키르쿠크에서 터키 제이한으로 이어진 송유관 보수작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고 밝혔다. 이 송유관을 통한 석유 운송은 지난 3월 초부터 중단된 상태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 이라크는 지난달 하루에 330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며, 석유 매장량의 17%가 키르쿠크를 비롯한 북부에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덧붙였다.

전날 북부 니네바 주 주도 모술에 이어 이날 살라헤딘주의 티크리트까지 장악한 ISIL은 키르쿠크주 남부에서도 정부군과 대치하는 등 빠르게 세력을 넓히고 있다.

한편 이라크 북부 사태 등의 영향으로 이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5센트 높은 배럴당 104.40달러에, 북해산 브렌트유는 47센트 오른 109.99달러 선에서 각각 거래되는 등 국제유가는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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