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민선3기 시장에 당선된 뒤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했다가 2012년 민선5기 보궐 선거에서 재기에 성공, 이번에 민선6기 시장에 당선돼 ‘조충훈 3기’ 시대를 연 그의 정치여정은 드라마틱하다.
최종 개표 결과 조 후보는 48.13%를 얻어 40.91%에 그친 새정치연합 허석 후보를 7% 가량 앞섰다. 그러나 선거 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섰던 것에 비하면 2위와의 격차가 좁혀졌다.
전남CBS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4일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 응답률 16.5%)에서는 조 후보는 52.5%의 지지를 얻어 26.2%에 그친 허 후보를 2배가량 앞섰다.
여론조사와 개표결과로만 보면 불과 열흘 만에 조 후보의 지지율은 다소 하락했고, 허 후보는 크게 올랐다.
열세지역이란 평가 탓인지 허석 후보는 여수나 광양시장 후보들보다 당 차원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에서 선거운동기간 순천을 다녀간 비중 있는 인사로는 박지원, 박영선 의원 정도가 전부다.
선거전 막판 허 후보 캠프에서 조 후보의 마약 커피 복용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실 확인이 안된 도를 넘은 흑색선전'이라는 여론 탓에 주요 언론들이 침묵하면서 실제로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는 확실치 않다.
조 후보는 "시민을 우롱하는 억지 코미디"라며 허 후보를 비롯한 관계자 3명을 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무고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향후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낮은 인지도와 세월호 참사, 당 공천파행, 중앙당의 외면, 흑색선전 여론 등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허 후보는 40%대의 지지를 받았다. 결과론적이지만 세월호 사건이 없었거나 허석 후보 캠프가 선거 전략을 잘 짰다면 뒤집혔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진보당 이수근 후보가 얻은 10.94%까지 고려하면 절반 이상의 시민들이 선택하지 않은 점도 재선에 성공한 조 시장이 되짚어 보아야 할 대목이다. '뇌물 시장'의 오명을 씻을 수 있도록 2년의 기회를 줬던 순천시민들이 ‘지지’와 ‘경고’를 함께 보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조충훈 3기'는 '더 큰 순천'을 약속했다.
순천만정원을 활용한 MICE 산업 육성, 전기자동차 시범도시, 유럽풍 회전교차로와 생태회랑 수목터널 설치, 순천 예술의전당 건립, 동부권 생태관광벨트 구축 등 굵직하고 눈에 띄는 공약들도 내놓았다.
2013 순천만 국제 정원박람회 이후 생태도시로 우뚝 선 순천을 또 한 번 이끌게 된 조충훈 시장이 강한 추진력을 통한 공약 이행과 함께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시민들까지 포용하는 시정을 펼지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