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저녁 7시부터 서울 곳곳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참사 책임을 묻는 집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1987년 민주화시대의 포문을 활짝 열어젖힌 6월 10일 민주항쟁일을 되새기며 정부를 향해 진상 규명과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이날 '가만히 있으라' 행진을 벌인 대학생 100여명은 밤 9시 30분쯤 청와대 인근 총리공관 앞의 삼청동주민센터 건너편에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세월호를 기억하라", "이윤보다 인간을", "청와대로 가겠습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다 다음날인 11일 새벽 1시 30분쯤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 자리에서 경찰은 경찰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용 씨를 포함한 집회에 참여한 시민 약 70명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카톨릭대학교 대학생 25살 최모 씨가 진압하는 경찰에 밀리는 바람에 도로에 놓인 화단에 이마를 부딪쳤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강북 삼성병원으로 이송돼 의식을 회복했다.
또 집회 중 남성 4명이 '가만히 있으라'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경찰 방송조명차량에 올라가 구호를 외치다 강제로 끌어내려지면서 이중 1명이 얼굴을 다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집회에 참여한 경희대 학생 강승(22) 씨는 "경찰은 집회참가자에게 해산하라고 말하면서 정작 나가려는 사람도 길을 막기도 했다"며 "집회장소에 올 때 버스를 타고 왔는데 승객들을 검문하고 가방까지 뒤졌다"고 주장했다.
또 서강대학교 학생 김수현(19, 여) 씨는 "광화문에서 집회 장소로 오는데 곳곳에 있는 경찰이 길을 막고 있어 다른 시민들도 불편할 정도로 경찰의 대응이 지나쳤다"며 "하지만 인터넷 SNS 등을 통해 집회 소식이 굉장히 빨리 퍼진 것 같아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원래 삼청동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앞에서 문화제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경찰의 제지에 가로막히자 1시간 가량 경찰과 대치하다 안국역과 종각역을 지나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했다가 삼청동 집회에 합류했다.
한편 집회 주최 측은 집회에 앞서 서울 시내 61곳에 집회신고를 냈지만 경찰 측은 이를 모두 허락하지 않았다.
이날 경찰은 청와대 주변 골목길까지 6400여명의 경찰력을 집중 배치하고, 지나는 시민들을 검문하면서 일부 시민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