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주요 출마자들이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문하생들로 상도동(YS의 자택이 있는 동네 이름 딴)계에서 정치를 시작했거나 함께 한 인사들이다.
따라서 이번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YS계, 상도동계의 적자싸움처럼 비친다.
가장 먼저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과 10일 출마를 선언하는 서청원, 이인제 의원은 모두 YS에 의해 정치를 시작했거나 거목으로 성장하는 자양분을 받았다.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홍문종 전 사무총장도 지난 1996년 YS 대통령 시절 당시 신한국당에 입당해 여의도에 입성했다.
친박의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은 10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새누리당 변화와 혁신'이라는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 토론회에 그동안 꼭꼭 숨어있다 시피 한 이재오 의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재오 의원도 지난 96년 YS에 의해 공천장을 받고 국회에 입성했다.
친이계의 대표격인 이재오 의원이 토론자로 나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가 개조론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
서청원 의원이 주최하는 새누리당 혁신 토론회는 사실상 7·14 전당대회 출정식이기도 하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상현 사무총장을 비롯한 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자,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자 등 새누리당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참석한다.
서청원 의원의 세 과시가 상당할 것이다.
또 이인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새누리당 대혁신 비전 선포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도 새누리당 의원들과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고 한다.
이에 앞서 김무성 의원은 이날 아침 국회에서 통일경제교실 세미나를 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역사교실에 이어 통일경제교실 세미나를 매주 화요일 열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 등으로 중단했다가 이날부터 재개했다.
이 세미나에도 새누리당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새누리당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은 이날 아침부터 국회의 세 군데 행사를 뛰어다니며 눈도장을 찍느라 아주 바쁘다고 하소연한다.
◈ 당 대표는 2016년 공천권 행사한다.
오는 7월 14일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서청원, 김무성, 이인제의 3각 대결이니, 서청원, 김무성의 양자대결이니 하면서 벌써부터 뜨거워지고 있고, 거의 사생결단으로 치르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안팎에선 새누리당 차기 당권 경쟁이 친박(친박근혜) 좌장인 서청원 의원과 탈박·비박(탈박근혜)인 김무성 의원 간 2파전으로 흐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서청원·김무성 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측근들도 물러서면 죽는다는 각오로 전당대회에 임하고 있다.
새누리당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발하는 전당대회가 마치 대선후보 결정전 같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1등을 한 당 대표는 미니 총선 성격인 7·30 재·보궐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되고 2016년 총선의 공천권 행사 등의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7·14 전대 결과가 당내 권력지형, 수직적 당청 관계, 차기 대권구도의 중대 변곡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줄세우기도 상당히 심화되고 있어, 새누리당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은 '서냐', '김이냐'를 놓고 어느 쪽에 줄을 서야할지 걱정이라고 말한다.
김무성 의원은 지난 84년 5월 18일 결성된 민주화운동추진협의회(민추협) 시절부터 참여해 소장파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으며 야당이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재정적으로 힘들어 할 때 알게 모르게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YS는 지난 1997년 12월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김무성 의원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청와대로 데려갔다.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시켜 사정과 개혁작업을 진두지휘하게 했으며 곧이어 내무 차관으로 발탁했다.
김 의원은 YS를 정치적 아버지로 생각하며 때때로 모시고 식사를 하는 등 YS에 대한 의리를 지키고 있다.
서청원 의원 역시 지난 1981년 민한당으로 정치를 시작했으나 85년 2.12총선에서 낙선한 뒤 김영삼 당시 야당 총재(YS) 밑으로 들어간다.
서청원 의원은 당시에 야당의 지도자인 김대중(DJ)과 김영삼의 러브콜을 받았으나 중앙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서 민주화운동을 한 학창시절의 목표를 실현하고자 YS를 선택한다.
부산·경남(PK) 일색인 YS계에서 충남 천안 출신이자 서울에서 지역구 의원을 역임한 서청원 의원은 김영삼 당시 야당 총재에게 큰 원군이 됐다.
YS는 정권을 잡은 뒤 서청원 의원을 바로 정무장관에 중용해 여·야 관계를 맡겼다. 당시에 여·야 관계가 아주 순탄했다.
서 의원은 김영삼 정권 시절 정무장관과 여당의 원내총무(현 원내대표)를 역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서 의원은 기회 있을 때마다 YS를 찾아 진로와 정치 문제를 상의하곤 한다.
지난 2007년 봄 서 의원이 박근혜 대표를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밀겠다고 하자 YS는 서 의원을 직접 상도동 자택으로 부른다.
"서 의원처럼 박정희 시절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이 독재자의 딸인 박근혜를 대통령 후보로 지지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당장 그만두라"고 질책을 했다고 한다
서청원 의원은 후일담으로 "24년 동안 YS를 정치적 사부로 모셨지만 그때처럼 혼쭐을 낸 적은 없었다"고 회고했다.
김무성, 서청원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YS 직계, 상도동계 적자들이다.
이인제 의원 역시 YS에 의해 국회에 입성한 뒤 경기도지사까지 줄곧 총애를 받았다.
지난 95년에는 김영삼 대통령의 입에서 이인제 경기도지사를 가리켜 "깜작놀랄만한 대통령 후보"라고 추켜세우기까지 했다.
97년 새누리당 전신인 신한국당을 탈당한 것이 YS의 눈 밖에 나는 계기가 됐으나 그는 지금까지 YS에 대해 고마움을 간직하며 정치를 하고 있다.
서·김의 양자대결이라고 하든, 이인제 의원까지 포함한 3자 대결구도라고 하든, 세 후보 모두 YS의 직계다.
지금은 사활을 건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치고 있으나 한때는 한솥밥을 먹던 정치적 동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