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 격전지' 수도권
현재 서울은 야당 우세, 경기·인천은 경합이라는 게 여야의 공통된 입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경합지역을 모두 석권한다면 창당 이래 최초로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 '전승'을 거두게 된다. 앞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2년과 2006년 지방선거 때 서울·경기·인천 광역단체장을 모두 따낸 적이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각각 7선과 5선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 기록한 '선거 불패'의 신화가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박근혜의 비서실장' 유정복 후보가 나선 인천시장 선거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는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 송영길 후보가 인천시장 타이틀 방어전에 나섰다. 경기도지사 선거에는 김진표 후보가 재수(再修)에 도전하고 있다.
◈ '불안한' 텃밭 부산·광주
부산과 광주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전통적 표밭이다. 부산의 경우는 박정희 유신독재에 맞선 민주화 운동의 역사도 갖고 있지만, 1990년 YS의 민정·민주·공화 3당합당 투신 이후 20년 이상 새누리당 독점을 용인해왔다. 여야의 안마당인 이들 지역에서 무소속 돌풍이 불면서 각 당이 최종 결과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오 후보의 승리는 또 '부산의 맹주' 격인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선거지원마저 무용지물로 만든 셈이 돼, 김 의원의 당내 영향력 약화는 물론 차기 당권 행보에 장애가 된다. 아울러 선거연대에 나섰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오 후보의 승리를 발판으로 부산에 교두보를 확보하게 돼 새누리당에 큰 위협이 된다.
광주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측근인 윤장현 후보가 무소속 강운태 후보를 맞아 쉽지 않은 싸움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계열 이외의 후보를 당선시킨 적이 없는 광주에서 무소속 시장이 나온다면, 새정치민주연합도 내홍에 빠질 수밖에 없다. 당 지도부가 책임론에 시달리겠지만, 특히 안철수 대표는 정치적 타격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 '캐스팅 보터' 충청권
충청권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왔다. 자유민주연합처럼 토착성이 강한 정당이 존재할 때는 그 정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제3당을 키워내는 방식으로, 그렇지 않을 때는 거대 양당 중 한곳에 몰표를 주는 일없이 적당히 안배하면서 영향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정치적 위상을 지켜왔다.
충청권 표심이 어느 당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영남 포위' 또는 '호남 포위'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 충청권 선거 결과는 향후 정국 주도권의 향배를 가늠할 지표가 된다.
이번 선거 직전까지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2개씩을 나눠가졌다.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세종시장 재선과 대전시장 승계, 새정치민주연합은 충북·충남도지사 재선을 노리고 있다. 2 대 2의 세력 균형이 이번 선거에서 유지될지 깨질지, 여야 어느 쪽이 균형을 깨고 승리를 거둘지가 주목된다.
한편 충남도지사 출신인 새누리당 이완구 비대위원장(원내대표)은 '충청 역할론'을 내세워 원내대표에 당선됐고, 충청권 선거를 책임지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충청권 민심잡기에 주력해왔다. 따라서 충청권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이 비대위원장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