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등 6개 경제단체와 18개 주요 업종별 단체는 1일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의 계획안이 현실 여건을 무시한 채 기업들에 과도한 감축부담을 줘 산업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지난달 27일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제1차 계획기간 국가배출권 할당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증권거래소를 통해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란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있는 사업자의 배출허용 총량을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을 통해 제한하고 각 사업자는 잉여·부족분을 시장에서 거래하는 제도로 현재 유럽연합(EU)과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에서 시행 중이다.
이들 경제단체는 "정작 온실가스 배출 상위국인 중국(28.6%), 미국(15.1%), 일본(3.8%) 등은 시행치 않고 있는데 배출 비중이 1.8%에 불과한 우리나라만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것은 산업경쟁력 악화를 자초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경제계는 업종별로 배정된 이산화탄소 할당량과 업계 요구량의 차이를 2010년 EU 배출권의 평균가격인 2만1천원을 기준으로 해 금액으로 환산하면 산업계 전체적으로 3년간 5조9천762억원의 추가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배출권이 부족한 상황에서 판매자가 없다고 가정해 과징금 상한선인 10만원을 적용하면 추가부담액은 28조4천591억원까지 늘어난다.
또한 발전사의 전력생산에 대한 직접배출 외에 기업에서 구입해 사용하는 전기와 스팀에 대한 '간접배출'도 거래제 적용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중규제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대 13조원으로 추정되는 발전 부문의 부담비용이 전기요금으로 전가되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경제계는 이 제도가 미칠 산업계에 대한 부정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정부가 배출허용 총량과 할당량을 상향 조정하고 할당대상에서 간접배출을 제외해줄 것을 요청하고 정책추진 과정에서 산업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절차적 타당성을 갖출 것도 요구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중국, 미국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 상위국과 함께 시행돼야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배출권거래제 시행여부, 시행시기, 감축량 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