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접촉을 통해 빠른 속도로 지지세를 키워가면서 정 의원의 근소한 우세를 예상하는 당내 의견이 적지 않았지만 55표라는 차이는 이변으로 받아들여 진다. 패배는 19대 전반기 경선 한 번으로 족하다며 승리를 자신하던 정 의원 측에서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국회의장 후보 경선 결과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정 의원의 친화력과 소신. 합리성 등이 승리의 동력으로 꼽힌다. 비박계로서 “친박도 친이도 아니다”라며 계파 청산을 호소한 점도 큰 점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청와대에 경도된 친박 주류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이다. 친이계 등 비주류 측에서는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친박 주류들이 자초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친박 주류는 의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황 전 대표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주류의 반란에 무기력한 모습만 내보이고 말았다. 여기에는 ‘세월호 책임론’도 작용했다는 견해도 있다.
친박은 이미 당내 요직을 비주류에 거의 다 내준 상태다. 당내 서열 2위인 이완구 원내대표는 잘해야 범박계 정도로 분류되고 3위인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친이계다.
6.4 지방선거에 출마한 정몽준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김기현 울산시장, 윤진식 충북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는 모두 비박계다. 그나마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정진석 충남도지사 후보 정도가 친박 인사들이다.
서열 4위인 사무총장직도 신구 지도부의 껄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전임인 친박 홍문종 의원이 사직하는 강수를 둔 끝에 겨우 친박 윤상현 의원과 임무교대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제 남은 것은 당 대표다. 만약 친박이 당권마저 비박계에 내준다면 친박의 당내 입지는 급속도로 약화될 수 밖에 없다. 국회의장 경선 결과가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비상하게 다가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