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안전보장법제 정비에 관한 여당협의회' 첫 회의를 열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거론한 3가지 안보법제 정비 사안을 그레이존, 유엔평화유지 활동 및 집단안보, 집단 자위권 순으로 논의한다는데 합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공명당이 집단 자위권과 관련해 신중론을 굽히지 않는 상황에서 의견절충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사안부터 논의한 뒤 마지막 단계에서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한 헌법해석 변경 문제를 협의키로 한 것이다.
협의회의 좌장인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자민당 부총재는 "아베 총리가 밝힌 것은 지금까지의 헌법해석으로 할 수 없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 만약 있다면 헌법 해석의 변경 여부를 검토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타가와 가즈오(北側一雄) 공명당 부대표는 "만약 헌법 해석의 수정이 필요하다면 논리적 정합성을 확인하면서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국민의 이해를 얻어가며 진행하고 싶다"며 신중론을 폈다.
또 논의 진행 방식과 관련,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간사장은 "국민의 이해를 얻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구체적 사례에 입각해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측은 매주 한차례씩 협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의 열쇠를 쥔 공명당은 원외에서도 신중론에 대한 여론의 지지 확대를 꾀하며 아베 총리의 속을 태웠다.
이노우에 요시히사(井上義久) 공명당 간사장은 20일 나고야(名古屋)에서 행한 강연에서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려면 안보의 필요성, 법적 안정성, 명확한 제동장치 등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최종적으로는 국민적 합의가 가능할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노우에 간사장은 아베 총리 자문기구인 안보법제간담회가 보고서에서 '일본의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집단 자위권 행사 조건의 하나로 거론한데 대해 "상당히 폭이 넓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립여당 협의와 별도로 여야는 국회에서 집단 자위권 문제를 집중 심의하기로 했다.
여야는 20일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 이사 간담회에서 오는 28일 집단 자위권에 대한 집중 심의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 자리에는 아베 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다.
또 중의원 외무위원회도 오는 30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을 불러내 집단 자위권을 집중 심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중의원 외무위원회와 안전보장위원회는 다음 달 2일 집단 자위권과 관련한 연합 심사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도 오는 29일 아베 총리를 출석시켜 집중심의를 진행한다는데 대략적으로 합의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집단자위권은 밀접한 관계를 맺은 국가가 공격당했을 때 대신 반격하는 권리다. 아베 총리는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해 무력 사용을 엄격히 제한한 헌법 해석을 변경겠다는 입장을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공식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