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뇌관…댐·교량·터널 노후화

[국토개발 50년의 한(恨)①] 30년 이상 국가시설물 34.9% 위험 노출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이미지비트 제공)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국토개발을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중후반이다. 소양강댐이 1967년 4월 착공했고, 이듬해인 1968년 2월에 경부고속도로가 공사를 시작했다.

이로부터 50년 반세기가 흐른 2014년 현재, 국가가 관리하는 고속도로와 철도, 댐, 하천 등 주요 기간시설(SOC)만 6만5천여 개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 제일주의를 바탕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쉴 새 없이 달려온 탓에 우리의 국토가 급격한 피로감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제는 성장을 위한 무리한 국토개발 보다 안전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 됐다.

◈ 국가 기간시설 6만5,687개…30년 이상 3.6%25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관리하는 교량, 터널, 댐, 항만, 공공주택 등 주요 SOC 시설은 모두 6만5,687개가 있다. 이 가운데 30년 이상 된 노후시설물이 3.6%인 2,396개에 이른다.

교량은 9,574개 가운데 560개(5.8%)가 30년이 지났고, 50년이 넘은 교량도 133개(1.4%)에 달했다. 특히 철도교량은 전국 830개 가운데 무려 13.3%인 110개가 50년이 지났다.

또, 터널은 전체 2,695개 가운데 30년 이상이 128개(4.7%), 50년 이상은 30개(1.1%)로 집계됐다.

대규모 저수지를 포함한 댐의 경우는 시설 노후화가 더욱 심각하다. 전국 539개 댐 가운데 30년 이상 된 댐이 317개(58.8%), 50년 이상은 185개(34.3%)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철도역사와 박물관 등 다중이용건축물의 경우도 전국 2,839개 가운데 302개(10.6%)가 30년 이상 됐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이미지비트 제공)
◈ 30년 이상 노후 시설…34.9%25가 위험에 노출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따르면 국내 30년 이상 노후시설물 2,396개 가운데 C등급 이하가 무려 34.9%인 836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댐은 317개 가운데 138개(43.5%)가 C등급 이하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4월 붕괴된 경주 산대저수지의 경우도 1964년에 축조된 D등급 시설물이다.

터널은 128개 중 55개(43%), 교량은 560개 가운데 215개(38.4%), 건축물은 532개 중 138개(25.9%)가 C등급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마다 장마와 태풍 등으로 물난리가 되풀이 되고 있는 하천의 경우는 30년 이상 노후시설물 523개 가운데 무려 48%인 250개가 C등급 이하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C등급 이하 시설물은 노후화뿐 아니라 균열과 부식 등 구조적 결함이 진행돼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

◈ 지진에 취약한 노후시설물…내진 설계 보강 시급

한국철도공사가 지난 2010년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철도 교량 268개와 터널 32개, 철도역사 15개 등 모두 315개 철도시설물이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50년 이상 노후화율이 34%에 달하는 댐의 경우 내진 보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시설물은 대부분이 1988년 이전에 내진 설계기준을 적용받지 않고 준공돼 진도 6.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다면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

고려대 이진한 교수(지구환경과학과)는 "우리나라 내진설계 기준이 1988년에 겨우 마련됐다"며 "수도권 시설물의 70% 이상은 내진 성능이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의 경우 피해가 컸던 것은 대부분의 시설이 1960년대 내진설계 기준에 따라 건설됐기 때문이다"며 "1988년 이전에 건설된 국내 시설물도 대부분이 일본 기준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따라서 "국가 시설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해당 지역의 지진 발생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되는지 활성단층 조사가 선행돼야 하지만, 이런 노력들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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