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병합 크림 내 타타르족 자치권 요구

스탈린 강제이주 70주년 기념집회 결의안 채택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편입된 크림 공화국 내 타타르족이 18일(현지시간) 소련 시절 강제이주 70주년을 추모하는 집회를 열고 크림 내에서 자치권을 요구하고 나섰다.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크림 타타르족은 이날 공화국 수도 심페로폴 외곽 아크메체치 지역에서 이오시프 스탈린에 의한 강제이주 70주년을 추모하는 기념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약 3만명의 타타르계 주민이 참가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크림 당국은 집회 장소 상공에 헬기를 띄워 동태를 집중 감시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다.

타타르족들은 집회 후 채택한 결의문에서 크림반도 내 타타르족의 자기 결정권(자치권)을 인정하고 타타르족의 권리를 회복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결의문은 첫번째 복권 조치로 스탈린의 강제 이주 이후 개명된 지명 회복, 타타르족 대표의 크림 공화국 행정·입법 기관 진출 보장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또 타타르족의 전통적 의사 결정 집회인 쿠릴타이와 이를 통해 구성하는 자치행정기구 메쥴리스, 지역 메쥴리스 등을 인정해 달라고 주문했다.

결의문은 이밖에 정치, 민족, 종교적 동기에 따른 타르르족에 대한 모든 차별과 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도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당초 심페로폴 시내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크림 당국의 불허로 시 외곽 아크메체치 지역으로 옮겨졌다. 크림 당국은 집회를 막기위해 심페로폴 시내를 차단하고 타타르족 집단 거주 지역에서 진행된 아침 기도 장소에 대테러 부대원들과 헬기를 동원해 집중 감시를 펼쳤다.

아크메체치 지역에서 열린 집회는 큰 충돌없이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크림의 원주민에 해당하는 타타르족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를 도왔다는 이유로 옛 소련 스탈린 정권에 의해 러시아 우랄과 중앙아시아 등으로 강제로 이주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이주민 20만 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굶주림이나 질병 등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타타르족은 이후 소련 붕괴를 전후해 크림으로 대거 귀환해 재정착했다.

현재 크림반도엔 약 26만 명의 타타르계 주민이 살고 있다. 200만명 크림 인구의 13%로 러시아계(60%), 우크라이나계(24%)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민족집단이다.

타타르족은 앞서 러시아의 크림 병합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러시아가 타타르족의 권리를 확실히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한 뒤 반대 입장을 누그러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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