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대통령 "美, 중남미 마약퇴치 간섭 말라"

마리화나 합법화 정책 의미 설명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이 미국에 중남미 국가들의 마약퇴치 노력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무히카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에 있는 세계은행에서 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루과이에서 최근 마리화나 합법화법이 공식적으로 발효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중남미의 마약퇴치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간섭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무히카 대통령은 마리화나 합법화 정책이 마리화나를 무조건 허용하려는 게 아니라 소비를 규제하고 불법거래를 막으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루과이 정부는 그동안 마리화나 불법거래가 폭력과 범죄, 부패를 낳는다고 지적하면서 생산과 소비를 합법화하는 것이 부작용을 없애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는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미국-중남미 우호관계를 위해 미국-브라질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과 브라질 관계는 지난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감청 행위가 폭로되면서 갈등을 거듭했다. NSA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이메일과 전화통화 기록을 훔쳐보거나 엿들었고,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호세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NSA의 행위에 대해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자 미국 국빈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두 정상은 미국 관타나모 기지 수감자 일부를 우루과이로 이송하는 문제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무히카 대통령은 지난 3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관타나모 수감자 5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관타나모 기지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세운 수용시설이다. 특정 범죄 혐의로 기소되거나 재판받지 않은 사람들을 가둬놓고 있다는 인권단체의 지적을 받아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관타나모 수용소가 미국의 위상을 손상한다며 수용소 폐쇄를 추진하고 있으며 수감자의 본국 송환과 제3국 이송에 나서고 있다.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에 남아 있는 용의자는 154명으로 대부분 예멘 출신이다.

무히카 대통령은 이날 미주기구(OAS) 연설을 끝으로 나흘간의 미국 공식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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