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은 존재감을 뽐낸 박지성의 눈은 정확했다. 당시 두 선수는 대표팀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끌어올리고 있었고, 이후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분명한 존재감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선수로서 완전히 그라운드와 이별하던 박지성은 '제2의 박지성' 무용론을 펼쳤다.
박지성은 "굳이 제2의 박지성이라는 칭호를 붙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면서 "김보경과 손흥민 모두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제2의 박지성이 아니라 제1의 김보경, 손흥민이 됐다"고 호평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구자철(마인츠) 역시 같은 생각이다. 15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구자철은 박지성이 현역에서 은퇴한 상황에서 '제2의 박지성'이 될 대표선수를 꼽아달라는 부탁에 단호하게 "없다"고 답했다.
그는 "(박)지성이 형을 존경하지만 현재 대표팀에 제2의 박지성이라는 말은 더는 어울리지 않는다. 선수들 각자가 충분히 소속팀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박지성의 '희생 리더십'은 여전히 유효했다. 구자철은 "지성이 형을 떠올리면 항상 팀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희생하는 모습이 생각난다. 이 점은 우리 선수들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현재 우리 대표팀에 가장 필요한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