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린 데이비스 "中과 모든 종류의 北비상사태 논의"

"중국 나름의 구상하고 있을 것"…"4차핵실험 대응 준비"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3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와 모든 종류의 북한 비상사태(all kinds of contingencies)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CBS 앵커 밥 쉬퍼 주재로 열린 대(對)한반도 정책 세미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비상사태 문제는 중국과의 협의에서 때대로 제기되는 주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대북정책을 진두지휘하는 미국 정부의 고위당국자가 미·중 양국이 북한 비상사태에 대해 공식 외교채널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데이비스 대표는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이 북한 체제붕괴 가능성에 대비한 비상대응책을 내부문서로 정리했다'는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대해 "그것은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중국의 계획 수립에 대해서는 중국 측에 물어봐야 할 사항"이라면서도 "아마도 중국이 다양한 비상사태에 대비해 나름대로의 구상과 계획을 세워두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스 대표는 "지금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북한 비상사태 문제가 미국과 중국이 함께 논의하는 주제라는 것"이라며 "이는 양국이 가능한 한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오바마 1기 행정부 때 '아시아 중시' 정책을 주도했던 커트 캠벨 전 미국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 1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양국이 2009년 10월 북한의 불가측한 상황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계기들이 있었다. 북한 정권의 급변(sudden change)과 그에 따라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등을 논의했다"고 말한 바 있다.


데이비스 대표는 세미나에서 "중국은 북한문제를 정세 안정의 관점에서 보고 있으며 우리는 안보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북한의 대량파괴무기(WMD) 프로그램과 도발적 행동이 계속되면서 미·중의 인식이 서로 융합되고 있으며 대북 접근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이어 6자회담 재개를 거론하며 "외교가 쉽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외교적 해법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보인다"며 "우리는 앞으로 나갈 방향을 모색하고 있으며 현재 부분적인 진전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데이비스 대표는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현재 북한 지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며 "만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엄청난 오판이 될 것이며 북한이 자신들의 선택을 심사숙고해 옳은 선택을 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 원칙론적 접근을 하고 있으며 북한이 도발할 경우 북한이 위험에 빠질 것이고 한국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2010년 천안함 사건 때를 돌아보면 나는 한국이 매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방한 데 대해 "불행스럽고 극단적이며 소망스럽지 않다"고 비판하고 "비방과 욕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북한은 한국과 미국에 대한 폭언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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