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아픈데 없죠?" 해경, 잠수사 건강 확인도 '허술'

구두로 건강상태 확인 '면접' 수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실종자 수색 도중 숨진 민간잠수사가 국가공인 자격증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민간잠수사가 사망한 당일 해경과 민간 구난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가 자격증 유무 등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고 잠수사를 투입해 화를 키웠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6일자 '[단독]해경-언딘, 숨진 잠수사 '자격′ 확인도 안해')

해경이 잠수사들의 자격증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건데, 더 심각한 것은 가장 기초적인 잠수사 건강상태 확인조차 부실 투성인 것이 새롭게 드러났다.

세월호 침몰사고 수색작업에 투입됐던 민간잠수사 A 씨는 최근 수색 도중 민간잠수사의 사망 사건은 '예견된 인재'라며 입을 열었다.

잠수사에게 중요한 것은 자격증 여부보다는 경력과 기술이여서 모든 현장에서 반드시 자격증을 확인하지는 않는다는 것.


A 씨는 "잠수사를 모집할 때 해당 지원자가 얼마나 오랜 잠수사 경력을 가졌는지와 어느 정도까지 탐사가 가능한지를 알 수 있는 잠수 기술을 가장 고려한다"며 "그 다음에야 자격증 유무를 보곤 한다"고 말했다.

잠수사 자격증 확인은 잠수사 모집 심사시, 필수절차는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해경측은 지난 7일 열린 브리핑에서 "잠수사 모집 기준은 자격증보다는 잠수업체와 협회, 개인적 친분이나 추천 등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잠수사 선별 기준이 업계 추천 등 지극히 주변 평판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격증 유무나 실제 경력과 관계 없이 주변 평가 등 주관적인 잣대만으로 잠수사 선발이 이뤄져 자칫 제2, 3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허술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수중 수색 작업이지만 투입 직전 잠수사들의 기본적인 신체검사나 건강상태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잠수사들이 건강검진 서류를 떼가는 것도 아니고 보통은 구두상으로 건강 상태를 얘기하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A 씨는 또 "구두상으로 '나는 건강에 아무 이상없고 몸 상태는 이렇습니다' 라고 얘기하면 아무 문제없이 통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명석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대변인도 "잠수사들을 상대로 시력이나 폐쇄공포증 등 잠수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병력이 있는 지 등을 물어본다"고 말해 잠수사들을 상대로 하고 있는 신체검사가 사실상 면접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마저도 초기 수색 작업에서나 시행됐을 뿐 후반으로 갈수록 "시간이 없다"며 기본적인 신체검사도 생략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해경이 잠수사 운영에 허점을 드러낸 것은 물론 초기 관리를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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