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봉여중은 이날 전교생 6백여명이 교사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함께한 교사들은 모두 무거운 표정에 일부는 참았던 눈물을 학생들 앞에서 쏟아내기도 했다. 헌화를 마친 구철진 교사(37·유봉여중 학생부장)는 미안함과 다짐을 전했다.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과 비슷한 나이의 학생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먼저 세상을 등지게 된 것에 미안한 마음이 앞서고 희생자 유족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그 아이들에게 못한 사랑, 지금 남아있는 아이들에게라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사랑을 주는게 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간 학생들에게 명복을 빌고 열심히 가르치겠습니다"
"같은 고등학생 입장에서 행복한 나이고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빛나는 시간일 텐데 그런 시간들을 보내지 못하고 하늘로 돌아가게 돼서 너무 미안하고 정부는 빨리 찾지 못한 분들 찾아주시고 어른들은 이런 사태에 반성을 해주시고 개인 이익, 회사 이익 때문에 사람들의 목숨이 가볍게 여겨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연휴를 앞두고 이날 강원도청 분향소에는 회사원과 대학생, 가족단위 추모객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제일 마음 아픈 게 지금도 길가다 중고등학생을 보면 세월호 학생들이 생각나는데요. 한 가닥 희망이 있다면 실종자들 가운데 살아오는 이가 있었으면 좋겠고, 차가운 곳에 있는 실종자들이 하늘나라에서는 따뜻한 곳에서 편히 쉴 수 있길 바라고 이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잘못된 것을 바꿀 수 있는 시초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도했습니다"
청소년 상담을 담당해온 우경민 신부(춘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는 우리 사회의 반성을 촉구했다.
"어른들의 무책임때문에 아이들이 희생당한 것에 용서를 빌었고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했습니다. 어른들이 책임감 있게 일을 했으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는데 자신들만 살아남으려는 어른들의 모습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 아닌가 많이 반성했고, 우리가 좀 더 책임감 있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엄마 곁에 있던 이유림(11) 양은 아직도 놓지 않은 희망을 전했다.
"TV를 보면서 많이 속상했는데 음…다시는 이런 나쁜 일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이라도 빨리 차가운 물에서 언니, 오빠들이 나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