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단독] 시신 유실 우려에 '낭장망' 총동원령

조류 빠른 곳에 설치해 까나리와 멸치 포획하는 정치망


세월호 사고 발생 보름만인 지난달 30일 212번째 시신이 사고해역에서 2.4km 떨어진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발견되면서 구조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구조가 늦어지면서 시신 훼손 가능성에 대한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

자칫 시신들이 대거 유실될 경우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발생 17일째인 2일에도 실종자 수는 80명 안팎이어서 대거 유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1일 진도 인근 해상을 4개 구역으로 나눈 뒤, 섬 어민들로부터 낭장망을 총동원하는 등 시신유실 관련 비상대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하게 일정 해역을 둘러싸는 유실펜스가 아니라, 조류 흐름을 면밀히 계산해 실종자와 유실물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특정 지역에 낭장망을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낭장망은 긴 자루 모양의 그물 끝을 닻 등으로 고정시킨 뒤 조류에 따라 흘러들어간 까나리나 멸치를 잡는 정치성(定置性) 어구다.

자루 속에는 유도망이 있어 한 번 들어간 물고기는 되돌아 나오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신 유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고해역 조류 흐름이 강한 길목 곳곳에 낭장망을 본격적으로 설치하기로 한 것.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지난달 30일 '희생자 유실방지대책 T/F 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1일에는 무인도 수색 및 낭장망 시설계획안을 보고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희생자 유실방지 T/F에는 해양수산부와 전남도청, 진도군, 육군, 경찰, 소방방채청, 해양조사원 소속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내부문건에 따르면, 대책본부는 진도 서쪽과 남쪽 해상을 4개 구역으로 나눈 뒤 각 구역별로 협회나 어촌계에 협조를 구했다.

진도 서쪽 가사도와 주지도가 포함된 1구역 200㎢ 해상에는 낭장망협회 소속 어선 5대와 어민 15명을 동원, 곳곳에 유실방지 그물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 외병도와 내병도에서 맹골도 북방까지 이어지는 2구역 69㎢ 해상에서는 꽃게통발협회 소속 어선 33대와 어민 100명을 동원해 실종자 대규모 수색에 나서기로 했다.

대마도와 관매도, 거차도, 맹골도로 이어지는 3구역 350㎢ 해상에는 조도 어촌계 소속 어민 33명에게 협조를 구해 어선 11대로 유실된 실종자 탐색에 나선다.

진도 남단 접도에서 마주보이는 구자도와 독거도가 포함된 4구역 620㎢ 해역에는 김 생산자연합회 소속 어선 5대가 동원돼 수색에 들어간다.

4개 구역 1,200㎢가 넘는 해역에 하루동안 동원되는 어선 수는 50여 척, 어민은 160여 명에 달한다.

앞서 지난 2010년 9월 인천 앞바다에서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다 침몰한 68금양호의 선원 박모(58) 씨의 시신도 사고발생 지점으로부터 10㎞ 떨어진 곳에서 낭장망 어선 103예산호에 의해 발견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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