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이 해군의 구조활동을 방해한 때문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국방부가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통해서 30일 밝혀졌다.
만약 해군이 구조작전을 잘 수행하고 있다면야 구조작전의 주도권을 누가 쥐든 문제될 게 없다.
문제는 지금의 해경 지휘하의 구조작전은 한마디로 낙제점이라는 데 있다.
한번 복기해보자.
아마추어같은 초기 대응은 말할 것도 없이 침몰이후 수색작전도 시종일관 좌충우돌이었다.
공기주입을 시작한다고 밝혀놓고 장비는 5시간이 지나 투입했다.
스쿠버 잠수를 고집하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뒤늦게 표면공급 잠수방식을 채택하기도 했다.
구조작전에 필수적인 바지선은 사고 닷새만에 늑장 투입했다.
야간작업을 하겠다며 실효성 없는 조명탄을 쏘느라 시간을 허비하다 나중에는 오징어잡이배를 띄웠다.
수색통로를 비춰주는 LED전구는 사고발생 12일째가 돼서야 설치됐다.
수중에서 길을 알려주는 ‘전자찌’도 처음에는 도입을 미루다 나중에야 사용했다.
지휘체계가 제대로 작동된 일사분란한 작전이었다면 발생하기 힘든 시행착오였다.
한국해양대 남청도 교수는 “촌각을 다투는 해양사고는 초반에 모든 가용 물자를 투입해 구조에 나서야 하는데 이번엔 그러질 못했다”며 “300명 가까이 실종된 조난 사고에서 구조자 숫자가 0으로 남는다면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실 해경은 전반적인 해양사고 구조에 있어서는 실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침몰사고’를 구조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인력과 장비, 경험 등 모든 면에서 해군에 비해 기량이 달리는 게 사실이다.
이날 ‘CBS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한 전직 SSU 대원이자 해경출신인 김도현 씨는 “해군 SSU가 해경보다 장비나 실력에서 100배 월등하다”고 말했다.
잠수인력만 놓고 보더라도 해경은 해군과 비교하면 초보수준이다.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해경 특수구조팀은 11명, 해군 SSU는 130명이다.
해경 특수구조팀은 2012년에 창설돼 올해로 3년 된 신생조직이고 SSU는 1950년에 창설돼 올해로 64년째를 맞은 전통과 경험을 자랑하는 베테랑 팀이다.
해군 관계자는 “바다 위 작전은 해경이 하는 게 맞지만 수중 작전의 경우는 해군의 기량이 앞서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민간선박이 당한 사고인 이상 해군은 해경을 지원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해경의 능력에 대한 우려에 대해 해경측은 “능력 유무를 떠나 현재로선 이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은 해경밖에 없다”며 “전반적인 해양 장비와 인력을 해경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해경 중심으로 해군과 민간 잠수사이 지원하는 지금의 수색 구조 활동이 현재로선 최선책이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