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는 2차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희생된 유대인을 기리는 추모일을 하루 앞둔 이날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기념관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가족들 앞에서 연설하면서 "이란은 이스라엘의 파멸을 요구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그는 나치가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가 자행하기 전에 숱한 전조가 있었지만 국제사회 지도자들은 위험을 앞서 알아차리지 못했으며 당시의 실수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는 또다시 명백한 사실과 진짜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이란은 지하 벙커를 짓고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으며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있다. 또 핵무기를 실을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가지고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세계 정상들을 향해 "이란과 맞서기를 회피하지 말아야 하며 어떤 댓가를 치르더라도 굴복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랍 지도자로는 이례적으로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규탄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을 향해서도 "피해를 줄여보려는 시도(damage control)"라고 일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압바스 수반이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손잡은 사실을 지적하며 "홀로코스트를 부정하고 또다른 유대인 학살을 자행하려는 세력을 껴안은 채 홀로코스트는 끔찍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압바스 수반은 지금 어떻게든 피해를 줄여보려고 시도하는 것 같다"며 "테러집단인 하마스를 수용함으로써 평화(협상) 과정에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는 사실을 압바스 수반도 알고 어떻게든 빠져나오려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이날 유엔(UN) 산하 60개 기구 및 국제협약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은 지난해 7월 중동평화협상을 재개하면서 협상기간 국제기구 가입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으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지난 11일 전시 민간인·포로 보호 등을 규정한 제네바협약에 가입하는 등 10여개 유엔기구 및 협약에 가입을 신청했다.
한편 이날 야드 바셈 기념관에서 열린 홀로코스트 추모식에서는 홀로코스트 생존자 6명이 횃불을 밝혀 희생자를 추모했다. 6개의 횃불은 홀로코스트로 숨진 유대인 600만명을 상징한다.
또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도 홀로코스트 생존자 등 유대인 수천명이 모여 '산 자들의 행진'을 통해 희생자들을 기렸다.
이들은 또한 나치 치하의 헝가리에서 55만명 이상의 유대인이 숨졌음에도 헝가리 정부가 홀로코스트에서 맡은 역할을 축소하려 한다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