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사고로 어린 자녀를 떠나 보낸 부모들의 경우 아이를 죽게 했다는 죄책감과 아이가 죽어가는데도 부모로서 아무 것도 못했다는 무력감, '왜 하필 우리 아이가 죽어야 하느냐'는 분노 등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겪는다. 일부 부모들은 신앙 등에 의지해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내적인 갈등의 정도는 마찬가지이다.
진도 사고현장에서 심리치료 활동을 했던 서울대 병원 손지훈 조교수는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면 이런 정도의 격한 반응은 아닐 것"이라며 "자녀들이 사망하면 죄책감과 감정이입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동우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과 교수는 "스트레스가 되는 사건의 순위 매기면 배우자 사별과 자녀 상실이 1,2위를 다투는데 동양권에서는 자녀 상실이 배우자 사별보다 더 큰 스트레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자녀상실은 엄청난 충격을 주는 것으로, 일생동안 겪을 수 있는 심리 충격 중에 거의 1순위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채정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역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아픔은 자녀를 잃는 것"이라며 "암에 걸린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평생 겪을 수 있는 고통 가운데 가장 큰 고통"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워낙 충격적인 상황을 당해 심리적 충격이 엄청난만큼 가능한한 옆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태도를 수용해줘야 한다"며 "특히 상황이 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만큼 받아안아주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