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세월호가 마지막으로 관계기관의 안전점검을 받은 것은 지난 2월 25일.
이날 점검은 해양경찰과 운항관리실(해운조합) 주관으로 한국선급(KR)과 인천항만청, 선박안전기술공단(KST)입회하에 이뤄졌다.
당시 점검에서 세월호는 자동문 3개와 수밀문(선체에 유입된 물의 압력을 견딜 수 있는 미닫이문), 선원의 화재경보기 작동법, 브릿지데크 조명 4개, 비상 발전기 연료탱크 계기 등 5개 항목에서 불량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지적사항들은 현지시정 조건부로 31개 점검항목과 함께 '양호' 판정을 받아 6천 톤급 세월호의 특별안전점검은 불과 30여 분 만에 끝났다.
해경 관계자는 "선박 특별점검은 지침만 있을 뿐 방법과 절차가 명시된 규정이 없다"면서 "선박에 문제가 없는지를 육안으로 둘러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선박안전법에 따른 중간검사는 해양수산부의 위임을 받은 한국선급이 매년 1회 전문지정업체에 의뢰해 실시한다.
이때도 세월호는 배수와 통신설비, 구난시설 등 총 200여 개 항목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항목에는 세월호 침몰 당시 작동하지 않은 구명뗏목 44개와 화물 고박장치, 조타시설 등이 포함됐다.
해경에 따르면 설 연휴를 앞둔 올 1월에도 세월호는 관계기관 합동 특별안전점검을 받는 등 올해만 1회의 중간검사와 2회의 특별안전점검, 4회의 월례점검을 받았다.
여기에 운항관리실에서 매월 1회 시행하는 월례점검까지 포함하면 2012년 10월 국내 도입 후부터 이달까지 세월호는 무려 20회 이상 안전점검을 받은 셈이다.
이 밖에도 세월호는 지난해 3월 첫 취항을 앞두고 4개월(2012.10~2013.2)간 한국선급이 주관하는 정기검사를 받았다. 이 검사는 선체 및 기관, 각종 설비 등에 대한 정밀검사다.
이처럼 20여 차례의 안전점검과 정밀검사에도 불구하고 세월호는 수백 명의 인명 피해를 낳는 대형 참사를 불렀다.
특히, 지난 15일 단원고 수학여행단을 태우고 제주로 떠나기 전에 있었던 '출항 전 안전점검'에서도 세월호는 '양호' 판정을 받았다.
선박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선박 안전 검사 기준이 엄격하다고 알려졌지만, 한국선급 지정업체의 검사 과정을 선사가 직접 확인은 할 수 없다"며 "정부의 위임을 받은 한국선급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선박의 정기·중간·임시·특별검사 등을 주관하는 한국선급은 침몰한 세월호 부실 검사 의혹을 받고 있으며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