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 "부처 실적 주의로 협조 미흡"

초기 대응에 구멍 뚫리니 줄줄이 사고 이어져

16일 오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선수쪽 선저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모두 침몰한 가운데 구조대원들이 야간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탑승자 숫자 오락가락 한심스러워
- 대형사고 아니라고 보고되니 초기 대응과 장비도 늦어
- 사고대비 매뉴얼은 있는데 숙달과 훈련 부족해
- 중복 구조자 통계에 혼란…신중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4월 17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정관용> 정부와 관계당국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지금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국민들 목소리가 높습니다. 재난대응에 관한 이야기 해 볼까요. 경일대학 소방방재학과의 공하성 교수입니다. 공 교수님.

◆ 공하성>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맨 처음에 구조된 사람 368명이라고 계속 그러다가 갑자기 한 200명 줄어들고. 이거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 공하성> 그 탑승자 수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리면 탑승자수를 두고 오락가락하는 걸 보니까 참 한심스럽습니다. 우선 사업주체인 청해진해운의 탑승자 관리에 대한 소홀함이 컸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200여대의 차량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세월호 같은 큰 규모의 여객선인 경우에 화물차량 등에 숨어서 탄 탑승자 그 숫자도 많고. 보통 탑승자 수는 여객선 표를 기준으로 확인하는데 여객선 표를 끊었다고 해도 배를 타지 않은 사람들이 또 있어서 정확한 탑승자 수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하지만,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서 탑승자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 정관용> 바로 이건 청해진해운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구조자를 368명 몇 시간 동안 계속 발표하다가 갑자기 한 200명을 줄였어요, 정부가. 중앙재난대책본부가 말이죠.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 공하성> 구조 숫자 통계는 신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중복된 구조 숫자로 인해서 혼란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빨리빨리'만이 대세가 아니라 정확히 확인하고 좀 더 신중을 기해서 발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 구조자 숫자의 착오도 대형 사고에 대비하는 매뉴얼의 숙달이라든지 훈련이 부족하고 그다음에 민·관·군의 긴밀한 협조체계가 미흡해서 이런 원시적인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 정관용> 원시적 오류다. 지금 현장에 잠수요원들은 550명 넘게 있습니다. 거기에 민, 관, 군 다 있는데. 그 3자 간에 지금 제대로 의사소통이 잘 안 되고 있다고 하는 얘기를 아까 민간구조협회 해당지역 본부장한테 얘기를 들었거든요. 이런 것도 역시 정부가 그 시스템을 정확히 장악을 못 한다고 봐야 됩니까, 어떻습니까?

◆ 공하성> 네, 그렇습니다. 일종의 우리가 쉽게 말하는 부처 이기주의, 실적주의다 보니까, 민이면 민, 관이면 관, 군은 군대로 어느 쪽에서 실적을 더 많이 올리는 게 더 효과적이냐. 이런 의미도 있고 해서.


◇ 정관용> 아니, 이럴 때 실적 따질 필요가 뭐가 있습니까?

◆ 공하성> 그렇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긴밀한 협조체계가 아직도 미흡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사실 사고가 난 건 어제 아침이고 어제 오후 10시가 좀 넘어서부터는 해상에 떠 있던 분들은 다 구조가 된 거고. 그때부터는 바로 이 해저로 잠수요원들이 들어가야 되고, 공기주입이 시작됐어야 되는 건데. 지금 어제 오전 10시부터라고 치면 지금 벌써 몇 시간입니까? 24시간에다가 거의 30시간 이렇게 지났는데도 공기주입은 시작도 못 했다고 그러고. 잠수요원들은 배에 들어가지도 아직 못 했다고 하는 얘긴데. 이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 공하성>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여객선 등의 선박 사고 발생 시에 잠수부 투입 등은 보다 신중을 기해야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그래요?

◆ 공하성> 네. 무작정 투입하는 것이 아니고 재난 상황을 정확히 판단했을 때 이것이 가능한데. 그 당시에는 그 여객선이 침몰할 정도의 그렇게 심각한 사고로 판단되지 않고. 보고를 또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 이렇게 보고가 됐기 때문에 대응도 늦어졌고 또 잠수부 투입도 늦어지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고요.

◇ 정관용> 아니, 그건 어제 오전 9시 얘기라면 혹시 몰라도. 10시가 되면 이미 다 물에 잠기는 게 눈에 보였는데요?

◆ 공하성> 그렇습니다. 그런데 잠수부 투입에는 여러 가지 변수들이 고려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물살의 세기라든가 바람, 그리고 물의 온도, 이런 것들이 세세하게 작용하게 되는데요. 아마 이 기상상태에서 물살도 빠르고, 바람도 강하게 불고, 수온 역시 낮아서 잠수부 투입하는데 한계가 있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됩니다.

◇ 정관용> 공기주입은 또 왜 아직도 못하고 있을까요. 그런 장비가 그렇게 없습니까? 또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해군에 있는 공기주입이 가능한 장비들이 너무 늦게 출발했다, 이런 얘기가 들려서. 바로 이런 게 사고에 대한 대응 매뉴얼 부족하고 제대로 못한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거든요.

◆ 공하성> 네. 그럴 수 있습니다. 해상은 지상하고 좀 많이 다르게 장비투입에 여러 가지 시간적 상황이 많이 발생됩니다. 그만큼 늦어진다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이게 처음부터 이게 잘못이 됐습니다. 보고 체계가 그렇게 이게 대형 재난사고가 아니다, 이렇게 보고가 되다 보니까 그만큼 장비 준비라든가 이런 부분도 늦어져서. 또 해상상황이고 하다 보니까 그만큼 장비의 투입이 계속 늦어지지 않았나.

◇ 정관용> 그럼 제대로 초기에 보고가 돼서 이거 대형 사고라고 보고만 있으면 거기에 따른 대응 매뉴얼은 다 있나요?

◆ 공하성> 네, 그렇습니다. 대응매뉴얼은 갖추어져 있습니다. 각 기관별로 매뉴얼이 잘 정리가 돼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매뉴얼대로 제대로 되려면 초기 보고 체계가 제대로 가동되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

◆ 공하성>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재난상황이라는 게 매우 복잡하고 다양해서 모든 것의 재난상황의 매뉴얼을 다 적용하기에는 또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재난상황을 다 예측해서 매뉴얼을 만든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매뉴얼에 나와 있지 않은 이런 재난에 대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이런 매뉴얼도 앞으로 준비해서 대처를 해야 되지 않느냐, 생각이 듭니다. 가장 문제점은 초기 대응.

◇ 정관용> 초기 대응이죠. 바로 그 초기 대응에서 구멍이 한 번 뚫리니까 이렇게 줄줄이 사고가 나는군요.

◆ 공하성> 그렇습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공하성> 네.

◇ 정관용>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의 도움말씀 들었습니다. 그렇죠. 특히 사고의 경우 최초, 초기의 대응이 가장 중요한데 큰 구멍이 뚫렸습니다.


▶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가기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