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14일 서울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 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유통 식품 및 공산품의 방사능 오염도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동안 수산물과 가공식품, 농산물, 공산품 등 총 545개(국내산 399개·수입산 188개) 시료의 방사능 검출률을 분석한 것이다.
감시센터는 먼저, '국내산 수산물도 방사능에 안전하지 않다'는 소비자 불안이 커짐에 따라 국내산이 확실한 생활협동조합 제품의 방사능 검출률을 수입산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생협 수산물 178개 가운데 세슘은 3개에서만 검출, 1.7%의 오염도를 보였다. 반면 74개의 수입산 및 미표기된 수산물 중에서는 모두 10개에서의 세슘이 나와 13.5%의 검출률을 기록했다.
수입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도가 국내산에 비해 7.9배 높다는 얘기다.
농·수산·가공식품 원산지별 방사능 검출량도 살펴봤다.
검사에 사용된 농·수산·가공식품 총 545개 시료 중 국내산 시료는 399개였으며, 이 중 세슘이 검출된 시료는 25개로 6.3%의 검출률을 보였다.
러시아산은 34개 시료 가운데 7개에서 세슘이 검출, 일본산은 93개 중 4개 제품에서만 세슘이 나와 러시아산(20.6%), 국내산(6.3%), 일본산(4.3%) 순으로 방사능 오염도가 높았다.
그러나 센터 측은 "위 분석에서 쓰인 국내산 시료 399개는 시장에서 '국내산'이라고 표기돼 유통되는 제품이지만,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센터가 국내산으로 표시된 399개 시료 가운데 국내산이 확실한 생협 시료 257개를 분석했더니 10개에서만 세슘이 나와 방사능 검출률이 3.9%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과 국내산의 방사능 검출률이 일본산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원산지 세탁 등 원산지 표시 신뢰도 문제로도 볼 수 있다"고 센터 측은 추정했다.
시료별로 살펴보면, 버섯이 12개 분석 시료 중 8개에서 세슘이 검출돼 66.7%로 방사능 오염도가 가장 높았고 가리비와 임연수는 33.3%, 고등어 20.8%, 명태 14.8%, 대구 14.3% 순으로 조사됐다.
버섯에서 이처럼 방사능이 많이 검출된 것은 "버섯은 방사능 검사에서 지표 식물로 쓰일 만큼 방사능 흡수율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감시센터의 방사능 분석 결과는 식약처 결과에 비해 1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 김혜정 운영위원장은 "식약처는 1만 초 동안 분석하는 센터의 검사 시간보다 훨씬 짧은 1,800초 수준인데다 방사능 검출량이 1베크럴/kg 이상일 때만 검출된 것으로 발표하기 때문에 센터와 식약처의 발표에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발표 기준을 낮춰야 할뿐더러 1베크럴이든 100베크럴이든 검출되는 양을 표기해 시민들에게 구체적인 방사능 오염 정보를 제공하고 모든 제품 선택을 소비자들에게 맡겨야 한다"며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