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부터 아파트 균열…주민들은 떠나고싶다"



- 1년전부터 벽지 찢어지고 문 뒤틀려
- 안전검사, 두 업체 결론은 정반대
- 목포시는 제재방법 없다며 손 놓아
- 이사하고 싶어도 집 안팔려 '한숨'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혁 목포 신안 3차아파트 주민대책위원장

진도 5.1의 지진에 놀란 지 이틀도 되지 않아서 목포시에 있는 한 아파트 지반이 갑자기 내려앉았습니다. 길이 80m, 폭 7m 도로가 폭삭 주저앉은 모습은 마치 지진현장 같습니다. 어제 칠레에서 강진이 있었는데요, 그곳 사진인 줄 알았다는 분들도 많을 정도입니다. 그 침하된 땅 바로 뒤에는 고층아파트가 서 있었습니다. 주민들 얼마나 아찔했을까요. 문제는 이게 이미 예견된 사고였다는 겁니다. 무슨 말인지 주민의 증언 들어보죠. 어제 사고 직후에 주민 800여 명이 긴급대피를 했는데요. 목포 ‘신안 비치 3차 아파트’ 주민 중의 한 분 비상대책위원장 이혁 씨가 지금 연결돼 있습니다. 이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지금 어디 계세요?

◆ 이혁> 지금 집에를 못 가고 여관에서 있습니다.

◇ 김현정> 여관에 계세요? 갑자기 피난민 신세가 되셨네요. 800여 명의 주민들 그럼 그렇게 다 뿔뿔이 흩어져 계시는 거죠. 일단 어제 상황을 듣고 싶은데 이게 어떻게 와르르 내려앉은 건가요?

◆ 이혁> 어제 11시 반 정도에 일어난 걸로 확인 됐고요. 무너짐과 동시에 얼른 아파트에서 나오라는 방송을 들었다고 하고요. 저는 막 들어가는 타이밍이었습니다, 그때 당시에. 현장을 보니까 이건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로 어안이 벙벙하더라고요, 보는 순간.

◇ 김현정> 아파트 안에 계시던 분들이 혹시 지반이 내려앉을 때 어떤 흔들림도 좀 느끼셨다고 해요?

◆ 이혁> 흔들림도 느끼고 소리가 많이 커서 주민들이 그 소리를 듣고 놀라서 창문을 보고 그 광경을 본 주민들은 어쨌든 허둥지둥 했죠.

◇ 김현정> 사진으로 확인하니까 깊이 1m에서 2m 정도가 푹 꺼졌더라고요.

◆ 이혁> 사진 상은 그렇지만 실제로 봤을 때는 3, 4m가 푹 주저앉은 겁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그 바로 앞에 있었던 아파트에 울림이 전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겠네요. 보니까 아파트 바로 앞 도로가 무너진 거고 그 무너진 도로 바로 앞이 신축아파트 공사현장이더라고요. 그 당시에도 공사 중이었던 겁니까? 도대체 이 사고가 왜 일어난 건지 가장 원인이 궁금한데. 지금 그 앞 공사현장과의 관계성을 보시는 거죠?

◆ 이혁> 당연히 본 거고요. 이건 예견된 사고고 예견된 재해입니다, 이건.

◇ 김현정> 왜 그렇습니까? 아파트 옆에서 공사하는 것 그것이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닌데?

◆ 이혁> 신안건설에서 공사하는 와중에 바로 주택가 옆에서 일반 발파, 화약 발파를 하게 될 때부터 시작이 된 거예요.

◇ 김현정> 폭파 작업 하면서 터 파는 작업..

◆ 이혁> 네, 그런 작업이 되고 또 저희 아파트 경계와 그쪽 아파트 현장 경계에서 공사를 할 때 그 경계라인에 흙막이 공사를 하고 안전조치를 해야 되는데, 신안건설이 하고 있는 그런 공법에 대한 안전진단을 해보니 문제가 있었어요. 저희들은 작년 10월에 그러한 문제를 발견하고 목포시나 신안건설 측에 공사 중지 명령을 요구를 했고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러는 와중에 계속 단지 내에 도로는 크랙이 가고 그 크랙 범위가 계속 커지고 있었죠.

◇ 김현정> 계속 금이 가고 있는 상황이었군요. 그때도. 그게 언제쯤의 일입니까, 금이 가기 시작한 게?

◆ 이혁> 작년 4월~5월 그때부터 시작이 된 거예요.

◇ 김현정> 그럼 금 가기 시작한 건 벌써 1년이 되었다는 얘기네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시는 와중에 '흙막이 공사를 제대로 하고 나서 그쪽 터를 파야 되는데 흙막이 공사가 제대로 안 돼 있었다' 하셨어요. 제대로 안 돼 있다는 건 어떻게 아세요?

◆ 이혁> 저희들이 안전진단업체 선정을 해서 검사를 했었어요.

◇ 김현정> 주민들이 의뢰를 하셨어요?

◆ 이혁> 신안건설에서 선정한 안전진단업체들은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얘기가 나왔고 저희들이 한 업체들은 문제가 있다라고 나왔어요.

◇ 김현정> 아니, 똑같은 곳을 놓고 안전진단을 한 건데 어떻게 양쪽 말이 정반대로 나옵니까?

◆ 이혁> 그래서 저희들은 이 문제를 신안건설이나 목포시에 얘기를 했었죠.

◇ 김현정> 그랬더니 목포시 측에서는요?

◆ 이혁> 목포시 측에서는 허가를 내줬기 때문에 어떻게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중개역할을 하려고만 했었던 것이지 원천적인 어떤 해결을 하려고 주민들의 편에서 해결하려고 한 것은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는 와중에도 도로는 계속해서 금이 가기 시작했던 거군요?

◆ 이혁> 금이 간 사이에 신안건설 측에서는 자기들 임의로 아파트 단지를 들어와서 그 크랙 간 부위를 메우려고 하다가 주민들한테는 걸려서 그 공사를 못했었고. 속이 붕괴가 됐는데 이것은 그냥 구덩이의 수준이 아니에요. 레미콘 한 차 이상이 들어가는 속이 그게 구덩이입니까?

◇ 김현정> 금간 정도가 아니라 푹푹 파인 현상까지도 일어났던 거군요, 군데군데가?

◆ 이혁>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발표를 보면 아파트에는 문제가 없다, 그 앞의 도로는 터 파기 작업 때문에 그런 외부 충격, 토압 때문에 무너진 것이지만 아파트에는 문제가 없다, 이런 결론이 나온 것 같은데요. 주민들 입장에서는 어떠세요?


◆ 이혁> 저녁 해가 떨어진 상황에서 신안건설의 자료만 보고 외부적으로 그냥 훅 훑어보고 안전상의 문제가 없다고 진단할 수 있는 당신네들이 정말 기술자문위원이냐고 제가 그분들한테 되물었습니다.

◇ 김현정> 그 기술자문위원이란 분들은 어디 소속된 분들이신가요?

◆ 이혁> 목포시에서 두 분을 초빙을 했고요. 한 분은 신안건설에서 오신 분이더라고요.

◇ 김현정> 그 세 분이 둘러보시고는 문제가 없다고 한 것인데 그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 이혁> 그렇죠. 그분들은 건물에 대한 디테일하게 계측이나 이런 부분들을 자기네들이 내부적으로 검토를 한 게 아니고 신안건설에서 그동안 신안건설 협력업체가 계측을 하고 있던 것들에 대한 서류만 검토를 하고 그 서류를 보고 근거로 지금 아파트 단지 내 구조물에서는 이상이 없다라고 얘기를 한, 그 결과를 갓 들었을 때 저희 입주민으로서는 절대 신뢰할 수 없는 답이죠.

◇ 김현정> 혹시 아파트 건물에도 균열이 간 데가 있습니까?

◆ 이혁> 지금 이 내부적으로 크랙이 가서 문짝이 뒤틀려서 문이 안 맞고 벽지가 찢어지고 하는 사태들이 작년부터 비일비재했었습니다, 계속 벌어지고 있고요.

◇ 김현정> 그 아파트 지어진 지는 얼마나 됐죠?

◆ 이혁> 17년 됐습니다.

◇ 김현정> 17년이 돼서, 즉 오래돼서 문짝 뒤틀리고 그런 건 아닌가요?

◆ 이혁> 그런데 아파트 세 동이 있는데 본질적으로 가장 1차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302동, 303동 라인에서...

◇ 김현정> 공사장에서 제일 가까운 동.

◆ 이혁>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나머지 건물에 대한 것은 그러한 현상이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 것으로 봤을 때 지금 아파트도 안전하다는 말을 주민 입장에서는 믿기 어렵다는 말씀이세요. 그럼 주민들이 지금 요구하는 부분은 어떤 걸까요, 어떤 거를 가장 강력하게 바라세요?

◆ 이혁> 저희 아파트가 과연 진짜 안전하게 들어가서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인가를 확실하게 저희들이 안전진단을 받길 원하고요, 차후에 지금 목포시 행정이나 신안건설의 밀어붙이기 공사 진행하는 것들을 우리 모든 주민들이 인정할 수 있는 방법대로 합법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먼저 우선입니다.

◇ 김현정> 혹시 불안해서 이사 가야겠다, 하는 분들도 1년 사이에 있었습니까?

◆ 이혁> 거의 60% 이상들이 지금 이사를 가야 되는데 이런 붕괴사고가 일어나고 매스컴을 통해서 아파트에 문제가 있다고 보니까 아파트 매매도 안 될 것이며 그만큼 집 값이 떨어질 것이고 지금 팔지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입니다.

◇ 김현정> 그 부분에 대해서도 건설사, 시가 뭔가 답을 내줘야 될 것 같은데 참 걱정입니다. 아이들도 있을 테고 나이 드신 분도 있을 테고 생활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닐 실텐데 어쨌든 어떻게 이 사건 돌아가는지 관심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혁>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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