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현, ''''파병,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방식은 안돼''''


2004년 5월18일(화) CBS 뉴스레이다 5부(FM98.1MHz)

(대담 - 박주현 전 참여혁신 수석)

노무현 대통령이 복귀하면서 청와대 비서실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보좌진도 대거 교체했습니다. 이른바 대통령의 집권 2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한 상황인데요..오늘은 청와대에서 시민단체로 돌아가게 된 박주현 전 청와대 참여혁신 수석을 전화로 연결합니다.

(대담 전문)

- 어제까지만 해도 지금 시간은 청와대에 출근해 있었을텐데요.. 오늘은 집에서 방송이 연결됐습니다. 참여혁신 수석에서 물러난 느낌이 어떤지 궁금하네요..


▷ 제 자리로 돌아오니 편안하다.


대담 듣기


- 어려운 시절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하다가 형편이 나아지자마자 떠나게 된 상황인데.. 대통령의 탄핵 결정이 나오기 전인 지난 27일에 사표를 제출하셨는데, 물러날 결심을 하게 한 동기나 계기가 있었다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 네, 제가 들어갈 때 원래 1년을 예정하고 들어갔고 대통령과 계약을 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했고, 1년이 된 2월경에 사실은 그만두겠다는 뜻을 피력을 했었다. 그랬다가 총선, 탄핵이 겹쳐져 좀 늦어졌고 4월 23일 탄핵 재판을 보면서 아 이제 탄핵 건이 끝났구나 하는 판단을 했었고.. 제가 변호사였으니까요 .. 그래서 바로 사표를 쓰게 됐다.

-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흔히 주변 계시는 분들 얘기는 장점이 참 많다 얘기들 하시는데.. 장점 얘기는 접어두고 단점을 말한다면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 사람은 항상 장점이자 단점인 어떤 특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그러니까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변화와 개혁, 권위적인 리더십의 시대에서 민주적인 리더십으로 바뀌는 과정을 잘 관리해달라는 그런 요청도 있으면서 동시에 한편으로 안정적이고 포용력 있는 다른 모습의 두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본다. 물론 지도자라면 그 양자를 다 갖춰야 하지만.. 제가 참여와 혁신이라는 것 두 가지를 했었는데요. 참여와 혁신이라는 것도 굉장히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다. 혁신이라는 것은 굉장한 추진력이 필요하고 참여라는 것은 좀 늦더라도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서 함께 가는 그런 의미이고 해서 그 두 가지 참여와 혁신이라는 단어가 참여정부가 갖고 있는 어려운 조건을 응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대통령께서 갖고 있는 어려운 조건을 동시에 얘기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 참여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만들었던 것이 바로 참여 혁신 수석자리인데요.. 이번에 없어지지 않았습니까?

▷ 그것은 잘못된 오해고, 참여 혁신 제가 사임하게 되면서 참여수석직이 없어지는 것이고 참여수석실의 비서관실 4개는 그대로 3개는 정책실 산하로 들어가고.. 정책 실장 직속이 돼서 아마 대통령께서 직접 관리할 것이다. 그리고 내부 혁신 관련된 것은 비서실장 직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참여 정부 1기의 민원 제안.. 국민의 목소리를 바로 제도 개선으로 연결한다는 시스템 구축의 문제는 일단 마무리가 됐다고 보고, 그것을 부처 공무원들이 모여있는 정책실에 넘겨서 한번 제대로 부처에서 돌려봐라..하는 뜻에서 넘긴 것이다. 참여정부 2기의 과제는 저희가 여력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 게 뭐냐면 정책 결정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제도화 하는 것 민관 협력을 위한 옴부즈만 제도 같은 산하 제도를 활성화 하는 것, 또 시민 사회와 같이 직접 사회 갈등 현안을 머리를 맞대고 조정해가는 역할이었는데 그 세 가지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시민사회 수석실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참여라는 것이 확대 개편된 것으로 보시면 된다.

- 혹시 참여 수석이 없어지면서 그 부분이 소홀해 지는 것 아니냐 했더니 그것이 업그레이드 된 버전이다.. 이런 말씀이 되겠군요.

▷ 한편으로 위기가 될 수 있는게.. 지금 정책실로 1기 참여 과제를 보내는데, 정책실이 그 쪽 공무원들로 구성돼 있고 각 부처에서 전담 조직이 만들어 져서 자율적으로 굴려봐라 하는 상황인데 자율적으로 잘 안되면 또 다른 개입이 필요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 언론에서는 청와대 비서실의 컨셉이 과거의 이른바 ''코드형''에서 ''관리형''으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하기도 합니다. 이런 표현과 분석이 적당하다고 보시는지..

▷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관리형이라는 것은 일상 현안을 안정적으로 챙겨간다는 의미일 것이고 코드형이라는 것은 불량품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서 고쳐나간다 이런 의미일텐데 이 두 가지를 모두 하라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은 조직개편하고 2기 청와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이 두 가지를 균형을 맞추려고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 나름대로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하에서는 대체로 균형을 맞췄다고 생각한다.

- 청와대 비서진 간의 불협화음은 없었습니까?

▷ 불협화음은 없었다. 그러나 예전처럼 대통령께서 딱 한 말씀하시면 아래서 이견없이 착착 돌아가는 시스템은 원래 아니구요. 조금 다른 스펙트럼을 가진 분들이 모여서 말씀하신대로 관리형 참모들이 있고 코드형 참모들이 있으면서 현안은 안정적으로 챙겨가고, 또 일부에서는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새로운 과제들을 내놓고 하는 그런 것들이 역동적으로 돌아가는 편이다.

- 파병 문제는 어떻게 해야한다고 보십니까?

▷파병 문제는 그야말로 지혜롭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우리가 좀 주눅들어 있을 때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방식으로 할 수도 없는 것이고, 그렇다고 완전히 컨셉을 바꿔서 생각나는데로 할 수도 없는 것이고 저는 나름대로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굉장히 지혜롭게 풀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 혹시 관리형과 코드형간의 내부에서 이견은 없습니까?

▷ 저는 그야말로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러 들어갔기 때문에 가서 모든 사안에 대해 국민은 이렇게 생각할 것 같다는 문제제기를 끊임없이 했다. 그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대담 진행 = 민경중 앵커
정리·문의 = 김세연 작가/ 2650-7274 (도움: 김지영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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