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P 세포 연구를 진행한 일본 이화학연구소(고베 소재) 조사위원회는 1일 도쿄 도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속 연구원인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 박사가 변조 및 날조한 이미지를 STAP 세포 논문에 사용하는 등 '연구부정'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STAP 세포가 여러 가지 세포로 변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화상이 날조됐다고 밝혔다.
또 일부 실험의 사진이 잘라붙인 것으로 확인되는 등 "과학적인 수순을 밟지 않고 변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시이 슌스케(石井俊輔) 위원장은 오보카타 박사가 '화상을 잘라붙이는 것이 금지됐다는 것을 몰랐다', '세포 제작 조건의 차이를 충분히 인식하지 않고 있었다' 등의 해명을 했다고 소개하고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변조나 날조가 오보카타 박사의 단독행위라고 결론짓고 '연구자를 착각시킬 가능성이 있다', '출전을 명기하지 않고 다른 논문을 베끼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대형연구를 주도한 과학자치고는 어린, 30세의 여성이라는 점이 주목도를 높이며 일약 '과학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오보카타 박사는 날개 없는 추락을 면치 못하게 됐다.
지난 1월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은 STAP 세포 논문의 핵심을 이루는 복수의 화상 데이터(이미지)가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오보카타 박사의 3년 전 박사학위 논문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것으로 판명됨에 따라 위원회는 고의에 따른 부정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해왔고, 이날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오보카타 박사 등 연구진이 쥐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지난 1월 발표한 STAP 세포는 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잠깐 담그는 자극만으로 어떤 세포로도 변할 수 있는 만능세포가 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생명과학 상식을 뒤집는 혁신적인 성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연구부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연구성과는 사실상 백지화했다.
다만, 위원회는 STAP세포가 실재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노요리 료지(野依良治) 이화학연구소 이사장은 "관련자의 처분은 징계위원회를 거쳐서 엄정하게 행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부정행위가 확인됐다는 발표에 대해 "정말 유감이다. 재발방지책이 확실히 시행되도록 지도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오보카타 박사는 "조사보고서를 받고서 매우 놀라고 분노했다. 특히 연구 부정이라고 (조사위원회가) 인정한 2가지가 이화학연구소의 규정에 있는 '연구부정'의 대상이 아닌 '악의가 없는 실수'임에도 변조, 날조라고 결론지은 것에 도저히 승복할 수 없다"며 불복 절차를 밟을 뜻을 밝혔다.
그는 "이대로라면 마치 STAP 세포 발견 자체가 날조라고 오해될 수 있어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며 STAP 세포의 실재성을 주장했다.
그는 잘라붙였다는 평가를 받은 사진에 관해 변조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보기 쉬운 사진을 제시하려고 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