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따르면 제프리 루이스 비확산센터(CNS) 국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최근 풍계리에서 진행하고 있는 터널 굴착작업의 패턴은 2차례 이상의 핵실험을 위한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즉, 북한이 지난 2006년, 2009년과 지난해 등 3차례 핵실험을 했을 때 매번 터널 굴착공사를 하고 난 뒤 각각의 터널에서 한차례씩 실험을 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었으나 실제로는 하나의 터널을 계속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에서도 통용되는 방식으로, 하나의 터널에서 입구를 여러개 뚫어 핵실험을 하기 때문에 비교적 단기간에 여러 차례 실험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최근 상업위성 사진 분석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의 남쪽 갱도 굴착작업을 거의 마무리하고 북쪽에 또다른 입구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이런 방식을 이용한 '연쇄 핵실험'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루이스 국장은 또 북한이 영변 핵시설 등에서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핵물질을 꾸준히 확보할 수 있다면 정기적으로 핵실험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런 가설이 맞다면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새로운 시각에서 봐야 한다"면서 지금까지는 중국의 정치적 압력과 핵물질 부족 등의 이유로 핵실험이 제한적인 형태로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최근 몇년간 북한을 상대로 핵실험 자제를 압박했을 수도 있지만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다"며 북한 정권의 장거리로켓 발사 강행과 장성택 처형 등을 예로 들었다.
특히 루이스 국장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장착하기 위한 소형 핵폭탄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과거에 단 6차례의 실험으로 완성할 수 있었던 '열핵무기'(Thermonuclear weapon)를 개발한다면 상황이 간단치 않게 전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이 지금까지와 같이 3~4년에 한차례씩 핵실험을 하는 것은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 관리가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풍계리에서 단기간에 여러차례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그는 "북한이 매년 핵실험을 한다고 가정할 때 이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면서 "그런 상황이 왔을 때 대비하면 된다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조엘 위트 연구원도 지난 1월 보고서에서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짧은 기간에 연쇄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