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곳은 지난해 6월 10일 서울강남교육지원청 유영환 교육장을 통해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로 지목된 채모 군에 대한 초등학교 학적부를, 또 다음날인 11일 서초구청을 통해 채 군의 가족관계등록부 내용을 알아보려고 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국정원이 일사분란하게 조직적으로 채 전 총장의 뒷조사를 했다는 그간의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커졌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청와대와 국정원이 동시에 움직인 점은 그 배후에 정권 핵심 실세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청와대는 일단 감찰업무를 맡은 민정수석실의 요청으로 고용복지수석실 등이 함께 나섰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도 같은날 비슷한 시간에 채 전 총장의 정보를 수집하고 다녔다는 것은 두 기관을 넘나들수 있는 '윗선'에서 동시에 지시를 내린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조 행정관의 배후에 이 총무비서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조 행정관은 자신의 배후로 전혀 무관한 두 사람을 대며 '윗선'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일각에서는 청와대 외부에 있는 비선조직이나 제3의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당시 곽상도 민정수석이나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은 청와대 비서관실과 국정원을 움직일만한 '힘'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의 내부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제3의 외부 인물이 채 전 총장에 대한 뒷조사를 기획하고 지시했을 개연성이 크다"며 "최소한 국정원과 청와대가 같은 첩보를 가지고 확인작업에 들어간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