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탄 100개만 터져도 핵겨울 25년 지속…지구재앙"

미 국립대기연구센터 소규모 핵전쟁 시뮬레이션 결과

현존하는 1만7천개의 핵폭탄 중, 단 100개만 터져도 지구가 인류 대부분이 살기 어려운 수준으로 파괴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은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가 핵폭발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시뮬레이션해 이런 결론을 내놨다고 26일(현지시간) 전했다.

NCAR은 핵보유국 중 '약체'에 속하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히로시마 원폭 수준의 핵폭탄 100개를 서로 쏘는 전쟁을 가정했다.

이는 지구 상에 있는 핵폭탄 중 극히 일부만 쓴 '소규모' 핵전쟁으로 폭탄의 파괴력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재앙'에 가까웠다.


전 지구적인 '핵겨울'(핵전쟁 후 급격한 기온하강으로 생기는 식량부족 현상과 인류의 아사)이 발생했다. 또 핵폭발로 생긴 불기둥에서 무려 550만t(톤)의 검은 재가 나오며 대기에 층을 형성했다.

이 층이 태양에서 오는 열을 차단하며 지표면은 차갑게 식어갔다. 전 지구의 평균 기온은 1.5℃ 떨어져 1천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지표면엔 서리가 얼어붙고 작물 재배 가능 기간이 10~40일씩 줄었다.

지구에 내리는 강수량도 최대 10% 감소했다. 아마존 같은 삼림에는 대형 산불이 일어나며 이로 인한 연기와 재가 핵겨울 현상을 심화시켰다.

열을 흡수한 검은 재들이 성층권 기온을 높여 오존층을 파괴하고 여름철 지구로 들어오는 자외선이 30~80% 많아지며 인간 건강에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밀스 연구원은 "결국 이 모든 현상이 생태계와 인간의 식량 생산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핵겨울 현상은 25년 이상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연구들이 제시한 약 10년보다 두 배 이상 길다.

밀스 연구원은 "1만7천개의 핵폭탄 대다수는 실험에 쓰인 100개보다 더 강력하다"며 왜 이렇게 많은 핵폭탄이 아직 존재하는지 의문을 가질 때라고 했다.

이 연구는 '지구의 미래 저널'(Journal of Earth's Future) 3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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