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태지역 상륙전 수행 능력 턱없이 부족"

태평양군사령관 청문회서 밝혀…"한반도 증원 능력도 문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아시아 중시' (Pivot to Asia) 전략을 강조한 것과 대조적으로 미 해군과 해병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상륙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턱없이 부족해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25일 새뮤얼 라클리어 미 태평양군사령관의 말을 빌려 해군과 해병대는 아·태 지역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상륙작전을 수행할 만큼 충분한 상륙함 등 자산을 보유하지 못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태평양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 청문회에 참석해 "중동과 아프간에서 전쟁이 종식되면서 해병대가 때맞춰 아·태 지역으로 귀환했지만, 이들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려면 모든 종류의 상륙 수단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라클레어 사령관은 이어 "해병대는 대형 상륙함과 다른 관련 함정들도 필요로 한다"면서 "그러나 이런 상륙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추가 재원이 없이는 이 지역에서 유사시 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미국은 아·태 지역을 담당하는 5개의 상륙준비단(ARG)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개는 샌디에이고에, 나머지는 일본 사세보(佐世保)에 각각 배치해놓았다.

ARG는 통상 상륙공격함(LHA 또는 LHD) 한 척, 수송 양륙함(LPD) 한 척, 상륙선거함(LSD) 한 척 등의 함정을 주축으로 한 해군 구성 군과 2천200 명가량의 해병원정대(MEU/SOC)가 중심이 된 상륙 본대 등 5천 명 규모다.

그는 부족한 상륙 역량 개선을 국방부에 요청해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필요에 따라 태평양군사령부 소속 해병대 병력을 아·태 지역 외 다른 곳으로 보낼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런 상륙 능력 부족의 또 다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라클레어 사령관은 그러나 상륙 역량 개선 계획과 관련해 아·태 지역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중국이 남중국해상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의 영유권을 둘러싼 중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 해병대와 일본 육상자위대는 지난해 미 캘리포니아주 샌 클리맨트섬 해상에서 대규모 상륙훈련을 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커티스 스카파로티 주한미군 사령관은 북한의 대규모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했다.

스카파로티 사령관은 한반도 위기 시에는 미 군사력을 한반도로 신속하게 증강 배치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미군 증원 병력의 준비 태세에 우려가 많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일미군이 센카쿠 유사시 일본과의 공동작전에 활용할 수송함 등 함선 3척을 고성능의 신형으로 교체하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주일미군이 내년 2월부터 사세보 기지의 LPD를 현재의 '덴버'에 비해 배수량이 1.5배인 '그린베이'(2만5천t급)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오는 5월부터 같은 기지의 기뢰제거용 소해정도 현재의 '어벤저'와 '디펜더'를 '파이오니어'와 '치프'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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