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그룹, 동생그룹, 제2의 000…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가 신인 아이돌을 내놓을 때 붙이는 수식어다.
2005년 슈퍼주니어가 데뷔할 때 동방신기는 “우리와 함께 연습했던 친구들이다”며 “이들이 데뷔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동방신기의 팬들은 슈퍼주니어를 함께 응원했다.
이후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는 2005년 12월 ‘Show me your love’라는 겨울 앨범으로 함께 활동을 펼쳤다. 팬들의 사이가 돈독해질 수밖에 없다.
'드림콘서트’처럼 대형 공연이 있을 때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팬덤이 연합으로 응원을 하기도 한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 가족’ 이미지를 노출하기도 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의 정식 데뷔 전,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 과정을 선보였다.
테디, 송백경 등 그동안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원타임 멤버들은 물론, 당시 최고 인기를 얻었던 세븐도 출연했다. 뮤지션으로서 빅뱅의 이미지는 이때부터 심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새롭게 내놓을 위너의 데뷔 과정도 빅뱅과 흡사하다. 위너는 Mnet 'Win'과 '위너TV'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연습과 데뷔 과정이 생생하게 중계됐다. 다른 연습생들과의 경쟁, 본격적인 데뷔 준비 모습을 통해 차근차근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을 수 있게 됐다. 이들 프로그램에서도 빅뱅과 2NE1이 나와 애정 어린 조언과 함께 돈독한 장면을 연출했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 등을 배출한 FNC엔터테인먼트는 Mnet '청담동111'을 통해 신인 밴드 엔플라잉 홍보에 나섰다. 시즌1에서 잠깐 등장하며 관심을 모았던 것과 달리 지난 13일 첫 방송을 시작한 시즌2는 ‘엔플라잉, 스타가 되는 길’이라는 부제까지 달면서 본격적으로 엔플라잉의 데뷔 스토리를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들은 데뷔 전부터 든든한 팬덤을 형성한다.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위너의 다음 공식 팬카페 회원수는 이미 5만 명을 넘겼다.
대형기획사 소속 가수들의 팬덤은 공고하다. ‘우리는 한 식구’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왜 우리 000에게는 집중하지 않느냐’는 팬들의 반감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기존에 생성된 강력한 팬덤의 관심을 환기시키며 이름을 알릴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쟈니스를 통해 수년에 걸쳐 입증된 사례기도 하다. 쟈니스는 스마프, V6, 킨키키즈, 아라시 등 일본을 대표하는 아이돌들이 대거 소속된 회사다.
쟈니스는 주니어로 불리는 연습생들을 지속적으로 드라마, 예능 등에 노출시킬 뿐 아니라 패밀리 콘서트, 운동회 등을 통해 ‘한 가족’ 이미지를 형성, 팬덤을 순환시키고 있다. 이들의 전략이 국내에서 한국식으로 변환, 응용되고 있는 것.
대중문화 평론가 강태규 씨는 “팬덤 품앗이”라는 말로 대형 기획사들의 ‘한 가족’ 전략을 설명했다.
강 씨는 “기존 팬덤을 갖고 있는 팬들을 전이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우호적인 친분을 드러내면서 같은 소속사내 팬덤이 나뉘고, 확산시키는 선순환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우호적인 관계를 알리게 되면 콘텐츠를 대하는 팬들의 자세 자체가 달라진다”며 “아직까지 큰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데뷔 방식”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