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칭화(淸華)대학교 사회연구대학원과 타이베이(臺北)대학교 사회학과 등은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 비준에 반대하며 지난 18일부터 점거 농성을 이어가는 대학생 등을 지지하기 위해 앞으로 한 주 동안 수업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가오슝(高雄), 타이중(臺中)시와 먀오리(苗栗), 진먼(金門)현 등 지방 도시에서도 집권 국민당의 일방적인 서비스무역협정 비준 움직임에 항의하며 국민당 지역 당사 주변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야권도 적극적으로 가세했다. 제1 야당인 민진당은 지난 17일 상임위에서 국민당 주도로 1차 통과된 서비스무역협정 비준안에 대한 재심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당은 국회 절차에 따라 이 비준안은 다음 단계인 국회 본회의에서 논의, 표결처리돼야 할 사안이라며 상임위 차원의 재심의는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마잉주 총통은 이날 총통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은 대만 경제의 미래 발전을 위해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이 협정이 통과되지 않으면 대만의 국제 신용과 양안 관계, 경제 무역 자유화 노력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 총통은 또 불법적인 입법원 점거를 즉각 중단하라면서 학생들의 협정 비준안 철회 요구를 거부했다.
학생운동 단체는 이와 관련, 시민 헌정의회 개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협력 감독장치 법제화, 관련 법제화 전 서비스무역협정 비준안 심의 중단, 여야 입법위원(국회의원)들의 이상의 요구 수용 등을 촉구하면서 점거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학생들은 비상식량 조달과 의료지원 대책 마련 등 '장기전' 준비에도 착수했다.
입법원 외곽에는 주말과 휴일을 맞아 해바라기 꽃을 든 학생과 시민 등 3만여 명이 집결해 점거 농성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편, 대만 상공인단체와 산업계는 서비스무역협정 비준 지연이 무역 중심의 대만 경제에 직접 타격이 될 것이라며 입법원 점거 농성 중단을 촉구했다.
학생운동 단체 소속 대학생과 활동가 등 200여 명은 지난 18일 밤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입법원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해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양안 서비스무역협정이 발효되면 대만 경제의 중국 종속이 가속되고, 대만 청년의 미래 일자리를 줄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