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이탈리아 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파리 에펠탑의 금전적 가치는 무려 617조원, 로마 콜로세움은 130조원으로 평가됐다.
이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파밀리아 대성당은 127조원, 미국의 백악관은 115조원, 영국의 런던타워는 100조원 등이었다.
이에 비해 우리의 건축유산은 크기의 웅장함은 물론 미적인 측면에서도 밀린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 건축물에 있어서만큼은 세계에 자랑할 만한 명품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일반에 공개된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로서 ‘불시착한 우주선’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서울에는 국내 1세대 건축가인 김수근 선생이 지은 건축사무소 ‘공간’의 사옥, 장 누벨 등 건축 거장 3인이 함께 지은 삼성 리움 미술관, 프랑스적인 한옥인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등이 있다.
또 아르코 예술극장, ABC사옥, 북서울 꿈의 숲 전망대, 광고회사 웰콜 사옥 등도 숨은 진주처럼 서울 곳곳에 산재해있다.
부산에도 종합전시관이 벡스코와 광안대교, 국립해양박물관, 한때 국내 최고층 빌딩이던 해운대 위브더제니스(80층, 301m) 등이 도시의 경관을 바꾸는 명물로 자리 잡으며 관광 수요마저 끌어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현대건축의 우수성은 전문가들 사이에선 인정받고 있지만 홍보 부족으로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 건축물의 해외홍보를 대행하는 ‘마실’ 김명규 대표는 “아마존 같은 데서 검색해보면 한국 건축은 일본이나 중국의 1/10밖에 안 된다. 그만큼 해외에 알리려는 노력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건설사들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에 등장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와 말레이시아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KLCC 빌딩’을 짓는 등 기술력에선 이미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보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디자인 역량을 보강하지 않으면 진정한 건설한류, 건축한류를 이뤄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