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대표인 리호림 북한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서기장과 다사카 오사무(田坂治) 일본적십자사 국제부장 등 양측 대표단은 이날 정오(현지시간)께 선양에 도착, 오후 3시부터 시내 성마오(盛貿) 호텔에서 북한 내 일본인 유골 반환 문제를 주의제로 첫날 회담을 시작했다.
양측은 오후 6시 30분까지 회담한 후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오후 8시부터 대화를 계속 이어갔으며 오후 10시께 종료했다.
다사카 부장은 첫날 회담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양측이 함께 저녁을 먹은 뒤 외무성 관계자끼리 단독으로 대면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확인했다.
그는 "지난번 회담보다 발전적인 내용이 있었고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회담 분위기가 매우 좋았고 상대방(북한 측)의 성의를 느낄 수 있었다"고 언급해 유골 반환 문제에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리호림 서기장은 회담을 시작하며 "오늘 회담은 양국 정부의 여러 관리 성원들이 참가해 지난번보다 확대된 회담"이라며 "일본인 유골 문제의 절박성을 인식한 쌍방의 노력에 의해 회담이 다시 열린 만큼 성과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내일(20일) 회담이 끝난 후 성과를 말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달 3일, 1년 7개월 만에 열린 북일 적십자 실무회담 이후 16일 만에 같은 장소에서 재개된 이번 회담에는 북한 측에서 적십자사와 외무성 관계자가 각각 2명씩 참석한 것 이외에 조희승 북한 사회과학원연구소장과 국토환경보호성 관계자가 동석했다.
조희승 소장은 지난해 9월 일본 민간조사단이 방북했을 때 일본인 유골 매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안내했던 인물이다.
일본 측도 지난번 적십자 실무회담에 참석한 적십자사와 외무성 관계자 이외에 해외 유골 문제를 담당하는 부처인 후생노동성 관계자가 이번 회담 대표단에 추가됐다.
유성일 북한 외무성 일본과장과 오노 게이이치(小野啓一) 일본 외무성 북동아시아과장이 첫날 비공식 협의를 한 사실을 일본 측 수석대표인 다사카 부장이 공개적으로 확인함에 따라 북일 외무성 국장급 공식회담의 재개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북일 외무성 국장급 공식회담은 2012년 11월 이후 중단됐다. 일본 언론은 이번 비공식 협의에서 양측이 국장급 회담 재개 일정에 대해 대략적인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유 과장은 회담에 앞서 선양 공항에서 국장급 협의 재개 가능성에 관해 "일본 측과 만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비공식 협의에서 일본 측은 또 북한이 자살했다고 주장하는 요코타 메구미 씨를 포함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들의 안부 정보를 새롭게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 3일 적십자 회담을 재개한 데 이어 10∼14일 몽골에서, 요코타 씨의 부모와, 요코타 씨가 북한에서 낳은 딸 김은경(26) 씨 간의 첫 상봉을 진행하는 등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태평양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 주둔했던 일본군과 종전 후 귀국하지 않은 사람 등 자국민 가운데 총 3만 4천여 명이 북한 지역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1만 3천여 구의 유골은 종전 직후 일본으로 보내졌으며 나머지 유골 2만 1천여 구는 아직 북한 내에 있을 것으로 일본 측은 추정하고 있다.
북일 적십자 실무회담은 20일 오전 8시 30분 재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