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데이비드 크레이크 박사는 16일(현지시간) 뿔달팽이의 독에 들어 있는 코노톡신(conotoxin)이라는 소단백질 5가지를 추출해 이 중 하나를 쥐에 투여한 결과 통증을 크게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그 효과는 모르핀의 약 100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뿔달팽이는 먹이를 찔러 독을 주입, 다 먹을 때까지 깨어나지 못하도록 마비시킨다.
동물의 독은 신경계의 특정 회로를 차단하기 때문에 모르핀, 하이드로코돈 같은 아편계 진통제와는 작용기전이 다르다.
따라서 중독이나 과량투여에 의한 사망 위험이 없다.
코노톡신은 현재 치료가 매우 어려운 극심한 만성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진통제 개발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제약회사들은 암, 에이즈, 당뇨병 등에 의한 신경통증을 진정시킬 수 있는 신약 개발을 위해 동물의 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코노톡신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진통제 지코노티드가 이미 사람에게 쓸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으나 이 진통제는 알약 형태가 아니고 요추에 직접 주사해야 한다.
그러나 뿔달팽이 독에서 새로 발견된 5가지 진통성분은 모두 경구투여가 가능하다고 크레이크 박사는 밝혔다.
아직 임상시험을 해보지 않아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안전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2년 안에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댈러스에서 열리는 미국화학학회 학술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