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세포' 논문 철회…'일본판 황우석 사태' 연상

오늘 기자회견…와세다대는 女연구팀장 박사논문도 검증

혁신적인 만능 세포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던 일본의 신진 여성학자가 연구 결과의 정확성 논란에 휩싸여 결국 논문을 포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STAP(자극야기 다능성 획득) 세포'를 개발했다는 논문의 주요 저자 4명 가운데 일본 이화학연구소 발생·재생과학 종합연구센터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 연구주임 등 3명이 논문 철회에 동의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이 논문은 약산성 용액에 담그기만 하면 신체의 여러 조직이 되는 만능세포인 STAP 세포를 만드는 쥐 실험에 성공했다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으며, 올해 1월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리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연구팀의 리더인 오보카타 주임이 30세의 젊은 나이에 실험을 이끌어 온 과정이 소개돼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고 일본 정부는 STAP세포를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며 연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STAP세포 논문의 화상 자료가 부자연스럽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화학연구소와 네이처가 조사에 착수하는 등 반전이 시작됐다.


같은 달 21일 공동 연구자인 찰즈 버캔티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내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 사소한 실수가 있었다'는 견해를 밝히고 이달 5일 이화학연구소가 STAP 세포의 제작법을 공개하는 등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들이 공개한 방식으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역시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했던 와카야마 데루히코(若山照彦) 야마나시(山梨)대학 교수는 10일 회견을 열어 "믿었던 연구 데이터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STAP세포가 정말 생긴 것인지 여부에 확신이 없어졌다"며 논문 철회를 제안했고 결국 연구팀이 손을 드는 형국이다.

유학시절 오보카타 주임을 지도하기도 했던 버캔티 교수가 여전히 논문 철회에 반대하고 있어 이화학연구소 측이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보카타 주임은 박사학위 논문마저 시비에 휘말려 더욱 곤경에 처했다.

일본 언론은 그가 일본 와세다(早稻田)대학에 2011년 제출한 박사학위 영어 논문 가운데 약 20쪽 분량이 미국 국립보건원(NIH) 웹 사이트를 베낀 것으로 보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14일에는 산케이(産經)신문이 이 논문에 실린 화상이 바이오 기업이 4년 앞서 촬영해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과 비슷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가마타 가오루(鎌田薰) 와세다대 총장은 "전문가의 검증결과를 토대로 대학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검토하고 싶다"며 검증 의사를 밝혔다.

이화학연구소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논문이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 오보카타 주임이 쌓아온 신데렐라 스토리도 무너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화학 연구소가 만능 세포가 신체의 여러 조직으로 변한다는 점을 부각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파동을 떠올리게 한다.

2004년 황 박사는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배아를 만들어 줄기세포주로 배양했다는 논문을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가 조작 및 연구윤리 문제로 결국 논문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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