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기업 경영자나 중간 간부의 업무 내용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성매매 여성들을 부리는 미국 포주들의 얘기다. 미국 내 불법 성매매가 점점 더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도시연구소(UI)는 12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소는 미국 법무부의 지원을 받아 워싱턴D.C 등 미국 8개 도시에서 포주, 성매매 여성, 경찰 260여 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연구에 따르면 성매매산업은 성매매 여성과 성매매 고객 모집에 점점 더 인터넷·모바일 기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성매매 여성의 절반 이상은 '온라인 광고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의 70% 이상은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처럼 남성들이 많이 모이는 대형 이벤트를 쫓아 다른 도시로 '원정'을 가기도 했다. 심지어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 현장을 찾아 재해복구 인력이 받은 일당을 노리는 경우도 있었다.
한 명의 포주는 평균 5명의 성매매 여성을 관리했으며, 일부 포주는 성매매 여성에게 하루에 벌어야 하는 수입의 최저한도를 정해 줬다. 한 포주는 "나는 하루 600달러를 한도로 정했다. 만약 550달러만 갖고 오면, 심지어 599달러를 갖고 오더라도 이들은 다시 돌아 나가야 했다"고 말했다.
의도적으로 성매매 여성들 사이의 경쟁심을 자극해 벌이를 극대화하는 포주도 있었다. 다만, 대부분 성매매 여성끼리는 일종의 '동료애'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극심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추측했다.
보고서는 "조사 결과 포주들은 상당한 비즈니스 감각을 갖추고 수익극대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며 "그들은 스스로를 사업주나 기업인으로 봤다"고 전했다.
이 연구은 미국 내 성매매를 산업 측면에서 들여다본 최초의 시도다. 조사 대상 8개 도시 중 자료가 부족한 한 곳을 뺀 7개 도시에서 성매매 산업 규모는 2007년 기준 총 9억7천500만 달러(약 1조원)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