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는 GM이 자사 자동차의 결함을 알고도 뒤늦게 리콜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와 함께 청문회를 열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위원회는 조사와 청문회를 통해 GM이 지난 10년간 13건의 사망사고를 낸 차량 결함을 알고도 뒤늦게 리콜을 한 경위와 함께 회사 고위 간부들이 결함을 알고 있었는지, 결함 발견 이후 관련 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NYT)는 GM의 주요 간부들이 10여 년 전부터 점화 장치의 결함으로 자동차 엔진이 꺼지거나 전자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에어백 작동 결함 등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GM은 지난달 13일 리콜 조치를 발표했고 리콜 대상은 160만대에 이른다.
미국의 '차량 리콜 강화 및 책임에 관한 법률'은 자동차 제조 업체가 안전 결함에 의한 치명적인 사고가 확인되면 이를 관련 당국에 신속하게 보고해야 하고 미국 교통부는 이를 토대로 추가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프레드 업튼(공화·미시간) 하원 에너지·상무위원장은 "GM과 당국이 문제를 빨리 발견해 조치하는 데 필요했던 부분 중에서 놓친 게 있는지를 살펴보고 만약 그렇다면 시스템상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GM에 이번 사태와 관련한 107개 항목의 질의서를 보내고 다음 달 3일까지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등 조사에 착수했다.
늑장 리콜 의혹을 받는 GM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를 조사했던 안톤 발루카스 변호사 등으로 내부 팀을 구성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GM의 리콜 대상은 쉐보레 코발트, 폰티액 G5, 폰티액 퍼슈트(이상 2005년∼2007년), 새턴 아이언(2003년∼2007년), 쉐보레 HHRs, 폰티액 솔스티스, 새턴 스카이(이상 2006년∼2007년) 등 모두 출시된 지 한참 지난 차종들이다.
NYT는 "한때 파산 위기까지 몰렸던 GM이 이번 리콜사태로 또다시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