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은 3년전에 대규모 사회공헌사업을 공언한 바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는 지난 2011년 4월 매년 200억원 이상의 기금을 조성해 사회공헌사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첫해에만 기금 조성에 참여하고 추가 출연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사회공헌기금 규모는 현재 54억원에 불과하다.
7개 전업카드사는 신한카드, 국민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삼성카드, 하나SK카드, 현대카드 등이다.
당시 이들 카드사는 신용카드 가맹점에 대한 높은 수수료로 대규모 이익을 내는 데 대해 여론이 나빠지자 기프트카드 낙전 수입과 소멸 포인트로 기금을 조성하기로 하고 사회공헌위원회까지 발족했다.
그러나 첫해에 마련한 기금 규모는 목표액(200억원)에 훨씬 못미치는 146억원이었다.
특히 저신용자 신용회복, 장애인 재활 시설 개보수, 저소득층 자녀 경제교육 캠프, 금융사고 예방 공익 광고 등 사업에 쓰고 남은 현재의 기금 규모는 54억원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다.
카드사들이 2011년 이후에는 더 이상 사회공헌 기금에 출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가 사회공헌협회를 통해 1조원에 가까운 기금을 조성, 사회취약층을 지원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카드업계는 2012년과 2013년에도 1조원 이상의 순익을 냈다.
특히, 매년 소멸 카드 포인트가 1천억원 대에 달한다. 소멸 카드 포인트는 2011년 1천100억여원, 2012년 1천300여억원, 지난해 1천500여억원이었다.
카드업계는 사회공헌기금을 제대로 활용할 조직도 갖추지 않고 있다. 현재 이 기금은 여신금융협회가 관리하는데, 협회 직원 1~2명 정도가 이 기금의 사용에 관여하고 있을 뿐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사회공헌활동 전문기관이 아니다 보니 기금 활용도 쉽지 않고, 카드사의 상황이 지속적으로 안 좋아지고 있어 기금 출연에서 미흡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면서 "우선 남은 기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카드사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해 기금이 추가 조성되도록 강력히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사회공헌기금은 카드사들이 여론의 비난 속에 다급한 마음에 만들었지만 이후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며 "고객 정보 유출 사태까지 초래한 카드사들이 대규모 추가 기금 조성을 통해 속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