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행부는 이미 박찬우 제1차관이 지난달 27일 천안시장 출마를 위해 공직을 사퇴한 바 있다.
선거관리 주무부처의 장·차관이 모두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셈이다.
이에따라 제1차관이 부임한지 채 일주일이 되지 않은데다, 장관마저 공석이 되면서, 선거관리가 부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선거관리는 2차관이 담당하는 지방행정실에서 주관하지만, 장관이 공석인 것과 아닌 것은 큰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더구나 국정원 댓글사건등 대선의 관권개입의혹이 정치권의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시점에 선거관리 책임자의 공석은 정치권에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유정복 장관의 '차출'이 사실상 기정사실화하면서, 청와대는 박찬우 전 차관이 사임하자 마자 새로운 차관을 임명하는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과거 청와대의 인사스타일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선거관리 주무부처의 장·차관을 모두 공석으로 둘 수 없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차관과 장관의 임명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특히 선거관리를 책임지는 안행부 장관의 경우, 야권에서 어떤 인물을 발탁할 지 관심을 둘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물검증에 더욱 신중해 질 수 밖에 없고,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적임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후임 장관 임명이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행부의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하다.
안행부의 한 관계자는 "장관의 출마가 이미 예견된데다, 선거관리는 장관의 지침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통해 관리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장관의 공석은 분명 문제다.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상황관리를 '차관'의 책임하에 하는 것과 '장관'의 책임하에 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