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의 군사력 사용 신청서를 상원에 제출했던 그리고리 카라신 외무부 차관은 1일(현지시간) 상원의 군사력 사용 승인이 즉각 무력 사용이 이루어질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내 군사력 사용 신청서에 대한 상원의 승인은 상황이 더 악화해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손을 쓸 수 있도록 허가한다는 의미"라며 "실제로 곧바로 군사력이 사용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 의장도 "상원 의원들의 군사력 사용 승인은 전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상황 안정화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도 이날 자국 TV 채널 '라시야'와의 인터뷰에서 "상원의 승인을 받음으로써 대통령은 (우크라 크림반도) 상황 해결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확보했다"며 "그러나 아직 군사력을 사용할지에 대한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페스코프는 또 이날 상원이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소환하라는 호소문을 채택한 것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서 "상황이 더 악화하고 크림 거주 러시아인들에 대한 위협이 고조되는 방향으로 정세가 발전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 동남부 크림반도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과 크림 주둔 러시아 흑해함대 군인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우크라이나 내에서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해달라는 신청서를 상원에 제출했다. 상원은 이날 저녁 곧바로 비상회의를 소집해 푸틴 대통령의 군사력 사용 신청을 승인했다.
친러시아 성향이 강한 크림 자치공화국에선 수도 키예프에 들어선 친서방 성향 중앙정부에 반대하는 러시아계 주민들의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자치공화국 정부는 크림의 자치권을 강화하기 위한 주민투표를 오는 3월 30일 실시키로 하면서 중앙정부와 대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크림의 이런 움직임을 분리주의로 규정하고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다. 기존 야권이 수립한 중앙 정부를 지지하는 과격 세력 일부는 크림으로 원정 시위를 내려와 현지에서 친러계 시위대와 무력 충돌을 빚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혼란 상황에서 러시아가 이미 수천 명의 자국군 병력을 흑해함대 기지로 이동시킨 것으로 전해지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