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공은 정부에서 시작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27일 방만 경영 정상화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노조 여러분께 특별히 당부 드린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현 부총리는 “노조의 반발이나 저항은 어떤 명분이든 옳지 않으며 노조 간 연대, 경영성과 평가 거부 등은 그 모습 자체가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라고 노조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비슷한 시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공공부문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304개 공공기관 노조 대표자 회의를 열고, 정상화 대책 관련 사항에 대한 교섭권은 상급단체에 위임하기로 결의했다.
공대위 관계자는 “큰 기관 노조들은 대항할 수 있지만 노조원 100명 미만인 중소기관 노조의 힘은 약하기 때문에 사측과 개별적으로 교섭하다보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 교섭권을 공대위에 위임하도록 해, 다 같이 힘을 모으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교섭권을 넘겨받은 공대위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과 관련한 노사 교섭을 거부하고 5~6월 중 총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공대위, “노사가 알아서 해결해라” 어불성설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은 "공공기관 노조의 연대와 시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현 총리 역시 “공공기관 노조는 기득권을 깨고 나와야 한다”는 발언을 하는 등 공공기관 노조를 압박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현 부총리는 27일 방만경영 정상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가 노사 간 자율적인 협조로 추진해 나간다는 원칙을 확고히 지켜 나가겠다”라며 정부는 직접 관여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대위는 정부가 공공기관 방만경영의 모든 책임을 노조에게 전가한 채,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공대위는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에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대책은 나와있지 않다. 무능력한 인사를 내려 보낸 자신들의 책임은 외면한 채 공공기관 노조를 ‘공공의 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공대위는 다음 달로 예정된 공공기관 경영평가도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송민우 정책실장은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 지표에 ‘단협 및 노조활동 제한’이 지표에 포함돼 있다. 이건 노조를 노골적으로 죽이려는 것이다”라고 경영평가 거부 입장을 밝혔다.
공대위는 이외에도 이달 초 공공기관 부채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등 5명을 배임죄로 고발하고 공공기관 부채 원인 규명을 위해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