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는 28일 이경재 방통위원장과 김충식 부위원장, 홍성규, 김대희, 양문석 등 5명의 상임위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국회에 제출할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의견서를 의결했다.
'수신료 인상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견서'에는 KBS의 수신료를 기존 2500원에서 4000원으로 60% 올리는 대신 광고 수입을 2012년 대비 연평균 2100억원씩 줄이고 오는 2019년에는 완전 폐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방통위는 또 EBS에 대한 수신료 지원비율은 현재 2.8%에서 7%까지 늘려야한다는 의견을 포함시켰다.
KBS가 제출한 수신료 인상안에는 광고 폐지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경재 방통위 원장이 KBS는 공영방송으로 광고료가 아닌 수신료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KBS의 광고를 점차 줄여서 2019년에는 완전폐지하는 방안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방통위가 KBS의 수신료 인상안을 받아들였지만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방통위 상임위에서도 정부여당 추천 상임위원과 야당추천 상임위원간 팽팽한 의견차이를 보였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KBS 수신료가 1,500원 인상되면 3600억원의 수입이 증대되지만 여기서 광고수입 2100억원을 줄이고 공적책무에 1500억원을 투입하면 KBS는 수신료를 인상하나마나가 된다"면서 "결국 국민은 1가구에 18,000원씩 추가부담을 지지만 KBS는
수신료 인상이전과 똑같고 결국은 광고축소로 종편들에게만 이들이 돌아가는 이상한 구조"라고 비판했다.
양 위원은 특히 "KBS 광고수입을 연 2,100억원씩 5년간 1조원 이상을 줄이면 결국은 코바코 체제를 폐지해야하고 따라서 지금의 미디어렙 체제는 5년 뒤에는 붕괴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될 경우 지상파TV에 연계된 EBS와 중소방송, 지역MBC 등 50여개의 방송사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최소한의 평가를 한 다음 결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충식 부위원장은 "30년 이상 KBS 수신료가 오르지 않은 이유는 국민들이 공영성과 공정성에 대해서 의심을 하고 수신료를 낼 수 없다는 것 때문"이라면서 "어떤 정권이 집권하더라도 KBS가 국민을 위한 방송으로 남을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데 의견서에 그런 내용이 빠져있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KBS출신인 홍성규 상임위원은 "지상파 시장 점유율이 38%에서 20%로 줄어들면서 한류 추동력이 떨어졌다"면서 "수신료 현실화를 통해서 지상파 콘텐츠 제작 기반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한 인상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홍 위원은 "KBS는 대하드라마를 왜 못만드느냐? MBC는 대장금2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국내외에서 빗발치는데 재정적인 준비가 안돼서 못만들고 있다"면서 "지상파 콘텐츠 제작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 수신료는 물론 광고 총량제, 중간광고, 광고 규제 완화를 통해서 지상파 방송 콘텐츠 산업 기반 확충을 도와줘야 방송산업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희 상임위원은 "광고나 코바코 파급효과를 염려했는데, 맞는 말"이라면서도 "그것은 KBS의 광고 2100억원을 줄인다고 해서 나오는게 아니고 근본적 방송 환경 변화와 함께 인터넷 미디어가 나타나면서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며 "오늘 논의는 근본적인 논의보다는 수신료 인상 안에 대해 어떻게 할 지, 토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수신료를 조정하면서 KBS가 가져오는 액수보다 더 늘려야한다는 측면에서 조정을 한 것"이라면서 "현실적으로 수신료 조정을 통해서 KBS 자체가 국민의 뜻에 맞게끔 변화하도록 유도하는 데 기여를 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재 위원장은 "두 야당 위원이 지적한 것을 바탕으로 국회에서 논의하고, 논쟁이 끝없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상임위원 한 명 한 명의 찬반 의견을 들은 뒤 3:2로 가결됐슴을 선포했다.
KBS의 수신료 인상안의 공은 국회로 넘겨졌지만 언제 상정될 지도 미지수다. 6월에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고 국회 하반기 원구성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빨라도 정기국회전에 본격적인 논의를 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홍성규 상임위원도 "2월 국회는 오늘로 끝난다. 이 논의가 안 될 것이고, 6월 달에 지자체 선거가 있고 정치 일정으로 보면 결국 수신료 안은 어떻게 처리될 지는 정치권에서 알아서 할 사안"이라면서 논의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했다.
KBS 수신료는 지난 2007년 1천500원 인상하는 방안이 국회 상임위원회까지 올라갔지만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2010년에는 1천원 인상 방안이 통과될 분위기였지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