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경보호부 감측사(司·국에 해당) 주젠핑(朱建平) 부사장은 전날 중국의 대기오염물질이 바다를 건너 얼마나 멀리까지 전파될 수 있는가에 대해 "중·한·미·일의 과학자들이 모두 연구하고 있지만 전파 과정이 복잡한 탓에 현재까지 명확한 결론이 없다"고 밝혔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27일 보도했다.
주 부사장은 "스모그는 기본적으로 대기가 안정돼 바람이 없거나 풍력이 매우 작을 때 일어나는 현상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일반적으로 오염물질이 멀리 확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부에서 유입된 오염이 일정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도 주요 오염은 현지에서 발생한 것이며 오염의 결과도 현지에서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 왕웨쓰(王躍思) 연구원은 "중국의 오염물질이 서태평양 지역으로 날려갈 수 있지만, 각각 반도국가와 섬나라인 한국과 일본은 지형이 협소하고 해풍이 비교적 강해 (중국발 스모그의) 절대적인 영향력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중국 측은 이같이 사실상 자신들의 책임을 부인하면서도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에 대한 한·중·일 3국간 공동연구를 진척시키지 않고 있다.
한·중·일 환경장관은 지난해 5월 중국의 대기오염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중국의 소극적 태도 때문에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다.
또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셰전화(解振華) 부주석(장관급)을 만나 협조를 요청했지만 형식적인 답변만 받는데 그쳤다.
중국 측이 공동연구와 데이터 공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향후 미세먼지나 황사 등의 대기오염 문제가 국가간 소송전으로 비화될 경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