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역시 자주 만나야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남측 기자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무사히 마무리된 가운데 양측에서 나오는 얘기는 비슷하다. 입장이 다른 부분이 많지만, 그럼에도 직접 얼굴을 맞대고 얘기를 나누는 기회가 생기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25일 이산가족 상봉행사 취재에 참가한 북측의 한 관계자는 "남쪽 언론도 민족을 위한 언론으로 거듭나게 해야한다"며 "북남이 자주 만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측 언론 보도에 불만을 나타내면서도 우리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이산가족 상봉행사 취재과정에서 이해하는 듯 했다.
북측 관계자는 또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도 "훈련을 하더라도 세게 하지 말아야지"라며 "(남측에서도) 보도가 잘 안나오는 걸 보니 자제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언론의 이산상봉 행사 보도를 상세히 알고 있는 등 실시간으로 기사들을 모니터하고 있었다.
실제로 북측 관계자는 1차 상봉단의 첫 행사 때 북측 전기사정이 열악해 행사가 지연된다고 보도된 데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원수님(김정은 제1비서)이 신년사부터 중대제안에 이르기까지 통큰 결단으로 이뤄진 이산상봉인데 행사 본질보다 왜 비본질적인 것에 삐딱하게 접근하냐"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측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도 감추지 않는 분위기였다. 한 북측 관계자는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올해 추가로 있을 것 같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도 "남측 정부가 요구하는 것(북측의 사과, 재발방지, 책임자처벌)은 이미 우리 국방위원장(김정일 위원장) 시절에 다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일(26)인가 모레(27)에 영국 스키광들이 마식령에 온다"며 "평창올림픽을 하면 마식령에서도 좀 어떻게 해야하지 않겠냐"며 공동 주최의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앞으로 계속될 고위급 접촉에서 "청와대 위주로 회담을 가져갈 것 같나?"라고 묻는 등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도 보였다.
다만 핵문제에 대해서는 "핵문제는 북남문제가 아니라 북미문제"라며 "핵 협상은 미국과 하는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남측 기자들은 외금강호텔에서 위성방송을 통해 국내 방송을 볼수 있었다.
이산가족상봉행사에 참석한 뒤 서울로 돌아온 통일부 취재기자들도 "남북은 역시 자주 만나야 서로 이해의 폭이 넓어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